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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명의 칠레 광부들 ㅣ 10대를 위한 책뽀 시리즈 5
정대근 지음, 박준우 그림 / 리잼 / 2010년 12월
평점 :
33명의 칠레 광부들

매일 새로운 소설이나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또 점점 더 근사한 영화들이 만들어져 쏟아져 나오는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소설을 영화를 보면서 감동하기도 하고 웃고 우는 우리들이지만, 우리가 가장 감동하는 것은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33명의 칠레 광부들>의 이야기처럼 실제로 벌어진 일들에, 그것들이 주는 만들어지지 않은 이야기에 우리는 더욱 더 감동한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현대를 살아가는 이기적인 인류에 대해 늘 안타까운 마음과 번민이 많지만, 이렇게 또 다른 모습으로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다시 희망을 본다. 우리가 아직 희망적이고, 살아갈 이유가 충분함을.
뉴스화되어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주었던 칠레 '산호세' 광산의 광부매몰 사건을 어린이나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으로 만들어져 출간되었다. <33명의 칠레 광부들> 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기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심어주기에 좋은 소재의 글이다. 33명의 광부들이 69일간 지하 700m 에 이르는 곳에서 하루 하루 버티며 구조를 기다리면서 겪게 되는 과정을 실제 뉴스에서 접한 당사자들의 이름과 내용을 바탕으로 되도록 현실에 가깝게 쓰여진 글이다. 저자 역시 머리말에서 '섣부르게 추측하거나 상상하지 않고, 뉴스와 구조된 광부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하여 더 나가지도 덜나가지도 안는 범위 내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저자가 되도록 현실에 가깝게, 자신의 느낌보다 그저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했던 이유는 더 이상 가감할 필요 없이 그들의 이야기 자체가 너무도 소설처럼 극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기에 적당한 나이의 아이들에게도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알 수 없는 미래의 여러가지 굴곡을 만날것이다. 갈수록 세상을 쉽게 버리고 가볍게 포기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때마다, 특히 그것이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일 경우 더욱 더 안타까운 마음이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시련이 우리를 기다린다. 사람에 따라 견딜만한 시련이라고 느껴지지만 본인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만나기도 한다. 크든 작든 자신이 견딜만큼의 시련만 찾아와주는 것이 삶의 모두는 아니기에 이렇게 극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통해 의지력을 키우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마음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칠레 광부들치고 가난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 산호세 광산의 광부들 중 떵떵거리고 잘사는 사람이 있었던가? 응? ... 네가 희망을 보지 못한 건 네가 생각하는 희망이 축구공만 해서 보이지 않은 거야. 여긴 네가 마신 먼지만큼 희망을 주는 곳이야." ( P. 60 )
"여기 서른세 명의 광부들이 모두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지상까지 들릴 리 없었다. '세블베다'는 입고 있던 속옷을 찢었다. 그러고는 속옷 위에다가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라고 적은 후 그것을 드릴 끝에 묶었다. ( p. 127 )
"누구나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평소에는 못 느끼고 사나 봐요. 창문을 열었을 때 밀려드는 신선한 공기, 벽에 붙여 놓은 가족사진, 아내가 차려놓은 소박한 밥상, 이런 것이 이렇게 감동을 주는지 몰랐습니다." ( p. 133)
힘든 일을 닥쳐봐야 그동안 너무도 평범해서 가끔은 벗어나고 싶어하던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된다. 매일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갈 일이지만 우리는 자꾸 늘 가깝게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 눈으로 볼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잊고 조금 더 많은 것들을 희망한다. 내일을 위해 오늘은 희생해도 좋다는 생각에 오늘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칠레 광부들과 가족들이 매일의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듯이, 우리가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