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1 - 막걸리 이야기
박기홍 지음, 최미르 그림, 박록담 감수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주인공 '희주'의 할머니는 막걸리를 만들던 분이다.  전통적인 막걸리를 만들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가 만드신 마지막 막걸리를 맛보면서  희주는 막걸리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할머니의  앨범에서 발견한  박정희 대통령과 찍은 할머니의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할념누룩( '할념'은  할머니라는 뜻의 북한 사투리라고 한다) 을 찾고,  어릴 적 맡았던  할머니의 누룩 띄우는 냄새를 찾아  앞으로 희주의  진짜 막걸리는 찾아가는 긴 여정이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 읽기 따분하지 않으면서 중간 중간 막걸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사진과 함께 수록된 취재 일기등을 보는 재미가 있어 막걸리에 대한 많은 공부가 된다.  막걸리를 마시다보면  흔히들  '막걸리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너무 아프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것 역시  고유방식으로 오랜 시간 숙성을 시키지 않고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속성으로 발효시키는 막걸리로 인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성껏 숙성을 제대로 한 막걸리는 보약이라고 할 만큼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으며  맛과 영양도 살아있어  취하더라도 빨리 깨고 숙취도 없다고 한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그나마 막걸리는 쉽게 넘어가서 마실만 하다. 이런 나에게는 막걸리 열풍이 그저 반가운 마음 이었다.  막걸리를 생각하면 어린시절이 먼저 떠오른다.  음식솜씨 좋고,  나눠 먹기 좋아하던 엄마는 내가 어린 시절 자주 막걸리를 넣고 찐빵을 만들어 주셨다. 한 번 만들면  엄청난 양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리기도 하고, 며칠씩 두고 먹고는 했다. 지금처럼 군것질 거리도 많지 않았을 때이기도 하겠지만  오 남매나 되는 자식들을 배불리 먹게 하려면 찐빵이든, 만두나 부침이든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것이 더 푸짐했을 것이다.  지금도  길을 가다 찐빵을 파는 곳을 만나면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찐빵냄새가 떠오른다. 찐빵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막걸리 심부름을 하는 일이다. 커다란 양은 주전자를 주면  거기에 가득 차도록 막걸리를 사온다.  동생들과 함께 나서서 막걸리 사오면 그것을 따뜻하게 부뚜막에 올려두었다가 반죽에 넣어, 다시  따뜻한 방안에 이불을 덮어 두었다가 부풀어 오르면  팥을 삶아 빵을 만들곤 했다. 빵에 넣고 남은 막걸리는 엄마 몰래 설탕과 섞어 동생들과 함께 나눠 먹기도 했던 추억도 아련하게 떠오른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막걸리'라는 말 자체만 들어도  정감이 느껴지고,  신문이나 방송등에 간혹 막걸리에 대해 소개가 되곤  할 때도  저절로 눈길이 간다.  그런데 이 번에 <오늘 술 맛은 안녕하세요?> 라는 막걸리 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을 만났다.  요리하기를 좋아하다보니 '식객' 만화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나로서는 반가운 마음으로  막걸리에 대한 만화에 빠져들었다. 

 



   '식객'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직접 작가가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면서 요리비법이나 좋은 재료등을 소개하고 그것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담아낸데 있었다. 이  <오늘 술 맛은 안녕하세요?> 역시 작가가 1년 이상 막걸리에 대해 취재를 하고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책이라고 하는데, 아직 시리즈 중 1편의 출간이지만  주인공 희주와 할머니의 막걸리에 얽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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