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도둑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자 도둑

 

     작은 키에  소극적인 나는 새로 전학을 와  외로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친구 중에 나보다 덩치가 큰  '마르케스'는 나를  같은 반 아이들로 부터  왕따시키며 내가 호감을 갖고 있는 '엘리자베스'와 사귀는 아이다.  학교에서  힘든 날들을 보내는 나에게 어느날  아빠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나의 곁을 떠나버리고 이후  엄마와 단둘이 살게 된다.  우연히 자신이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가져올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통해 그 사람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그림자의 도움으로  반장이 되고, 빵집을 하던 '뤼크'를 사귀게 된다. 

 

    어떻게 그 사랑이 사라질 수 있을까? ...  사랑은 어쩌면 그림자와 같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그림자를 밟으면 그 그림자를 뺏어가는 것이다. ( 55 쪽)  자신과 함께 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해주던 아빠가 자신을 떠난 후 한번도 찾아오지 않는데 대한  마음은 다락방에서 엄마와 아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보고 그 때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을 거라는 생각에  사랑은 그림자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  내가 그림자를 밟으면 그 그림자를 내것이 되듯이 사랑도 누군가  그림자를 뺏듯이 그렇게  도둑 맞아 버리는 것이라고.

 

    하루 하루 아빠를 기다리면서  아빠가 자신을 떠나고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이유가 자신이 능력 없는 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늘 아빠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그리움을 달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오랜 만에  열흘간의 휴가를 얻어 바닷가를 여행하게 되고 그곳에서 벙어리소녀  '클레아'를  만나게 된다.  나는 클레아의 그림자를 통해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 아이의 외로움을 알게 된다.  둘은  여러가지 추억을 만들며  둘 만의 순수한 사랑을 키워간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어린 시절 바닷가의 클레아는 잊지만 클레아는 오래도록 소년을 기다린다.   성인이 되어 의대생이 된 나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 '소피'라는 아이와 우정과 사랑 사이인 그저 그런 관계를 유지해간다. 

 

    여자친구인 소피와 고향에 다니러 갔다가  어린 시절  외톨이였던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던 빵집 아들 '뤼크' 와 다시 만나게 되고,   빵집에서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기 위해 일하던   친구가 의대공부를 하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의 아버지를 설득해서   함께   도시로 올라와 의대공부를 한다.  하지만   뤼크는 자신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빵을 만들고, 가족과 함께 할 때라는 사실을 느끼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둘 사이는  더욱 깊어져  변함없는 우정을 나누며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과거에 남겨놓고 오는 작은 일들이 있다. 시간의 먼지 속에 박혀버린 삶의 순간들이 있다. 그걸 모르는 척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사소했던 그 일들이 하나씩 모여 사슬을 이루고, 그 사슬은 곧 당신을 과거로 이어준다. ( 263 쪽 ) 

 

    어린 시절 이야기의 1부와 의대에 진학해서 성인이 된  2부로 나누어지는  <그림자 도둑>은   자라면서 그저 외톨이기만 했던 소년이 성장해서  겪는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여전히 그림자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으로 벌어지는 일들과 함께, 어른이 되어 가면서 점점 잊고 살아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읽는 동안  마음  가득  너무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돌아보면 한 번쯤 어린 시절 그림자와 이야기를 나누곤 하던  순수했던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다락방에 들어가 아빠가 떠나버린 외로움을 달래던 꼬마가 이제 성인이 되어 다시 어린 시절  순수했던  시간을 찾아가고,  삶속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가를 한 가지씩  알아 가는  소년의  여정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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