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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3반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10년 12월
평점 :
괜찮아 3반

이전에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책 중에 두 권을 가지고 있다. 처음 출간된 '오체불만족'이라는 책을 만나기 전에 매스컴을 통해 그의 모습을 먼저 보게 되었다. 사지절단증 이라는 장애로 손과 발이 없이 태어났지만 너무도 당당하게 운동을 하고, 휠체어를 타고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이었다. 벌써 10여년 전쯤으로 기억하는 젊은 대학생인 그의 모습이 한동안 잊혀지지 않았고, 그의 얘기를 더 알고 싶어서 구입한 책이 <오체불만족> 이었다. 처음 출간하던 때에 구입해서 지금은 색이 바랜 오래된 책이 되었지만, 작년에 중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권하기도 했고, 딸아이 역시 감동하며 책을 읽었다. <오체불만족>을 읽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그의 저서인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가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책 또한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오토다케 히로타다'라는 말보다 우리에게는 <오체불만족>이라는 책 제목으로 더 익숙한 그. 이전에 나온 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가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고,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괜찮아 3반>이라는 제목의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운 마음이었다. 무엇보다 어떤 일에나 적극적인 그가, 장애를 안고 있는 그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그가, 어떻게 아이들과 학교 생활을 해 나갈지 궁금한 마음과 기대가 컸다.
"나는 남들의 기준으로 보면 중증 장애인이야. 그러니까 '장애인은 일반적으로 이렇다.' 라는 세상의 판단에 묶여 버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돼. 생각해 봐. '일반적으로' 라면 휠체어를 탄 손발 없는 장애인이 초등학교 선생님을 할 수 있을까" ( 32 쪽 )
소설 속에서 '아카오'는 '오토다케 히로타다'와 같은 장애를 가진 초임 선생님이다. 부임 후 5학년 3반의 담임이 되면서 스물 여덟명의 아이들과 '아카오'선생님, 그리고 친구이자 보조교사인 '시라이시'는 한 팀이 된다. 장애를 가진 담임 선생님은 5학년 3반 아이들 하나 하나의 고민을 걱정하고, 배려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함께 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때로는 물을 무서워 수영시간을 겁내는 아이를 위해 자신이 직접 물에 들어가는 모험을 하기도 하고, 장애를 가진 언니로 인해 마음을 갈등을 겪는 아이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와 마음을 전하면서 다르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한다. 점점 아이들도 선생님에게 장애로 인해 할 수 없는 부분보다, 자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모두에게 공정하게 걱정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에서 선생님을 믿고 의지하게 된다. 또한 반을 이끌면서 선생님의 장애로 하기 힘든 일까지 자신들이 도와가며 당당하게 해낸다.
세상에 68억의 인구 중에, 일본인, 일본인중에 우연히도 5학년 3반이 된 인연은 너무도 소중하다는 말로 그들의 만남은 운명이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기적이던 아이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장애에 대해서도 선생님과 생활하면서 전혀 다른 시각을 갖게 되는 3반 아이들, '아카오' 선생님은 아이들이 힘들 때마다 '괜찮아. 너라면 틀림없이 괜찮을 거야' 라는 말로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 준다.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겁이 많을 수도 있고, 다 잘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괜찮아'라는 말은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품게 한다.
"아니야. 난 정말 아무 것도 한 게 없어. 네가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섰고, 아이들이 거기에 따랐던 거지. 정말 그뿐이야." ( 298 쪽) '아카오'의 친구로 아카오의 옆에서 보조교사를 맡아 철저하게 아이들과 아카오의 그림자가 되어 , 친구인 '아카오'가 자신의 일을 당당히 해낼 수 있도록 소리없이 도움의 손길을 주던 '시라이시'. 그와 아카오의 우정이 너무도 부러웠다. 그는 장애를 가진 친구를 위해, 진심 어린 마음으로 그의 손과 발이 되어 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우정을 이어 같은 직장에서 같은 반을 이끌며 묵묵히 친구의 곁을 지켜주고 한 사람의 교사로 당당하게 반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세상에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가면서 친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서로를 한 몸처럼 이해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들은 물론 교직에 있는 선생님이나 학부모 누구라도 한 번쯤 읽기를 권하고 싶은 <괜찮아 3반> 이었다. 너무 감동하며, 이렇게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선생님이 많이 계시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소설이 끝나고 마지막 부분의 서면으로 진행되었다는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을 읽고 '오토다케 히로타다' 가 3년간의 교사생활을 접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의 근황이 궁금하던 차에 그의 여러가지를 알 수 있어서 더 따뜻하고 소중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은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으며, 얼마 전에 얻은 차남과 함께 아이들과 더 많이 놀아주고 싶은 바람을 얘기하는 그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여전히 당당하게 한 사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