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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초콜릿
사랑하기 좋은날, 이금희입니다 제작팀.서재순 지음 / 경향미디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내 인생의 초콜릿
'사랑하기 좋은날, 이금희입니다'라는 라디오 방송은 어쩌다 들을 기회가 있었지만, 딱히 방송작가 '서재순'님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방송에서 따로 코너를 두어 읽혀졌던 서재순님의 글들을 모아 출간된 <내 인생의 초콜릿>은 삶에 대한 희노애락이 그대로 묻어 나는 글들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글 속으로 빠져들어가다 보면 그 속에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이 가득 담겨 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음을,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를,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느끼게 된다.
<내 인생의 초콜릿> 이라는 책 제목은 '포레스토 검프'에서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 것" 이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달 것만 같은 초콜릿이 사실은 그 속에 쌉쌀하고 시거나 쓴맛도 함께 하기에 인생이란 초콜릿처럼 이런 저런 날들을 맛보게 된다는 의미이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접어드니 정말 이제 조금은 인생의 맛을 알아가는 것 같아서 더 공감이 가는 말이다. 아직 아니라고 말씀하실 더 나이든 어른들이 계시겠지만, 나이들어 간다는 의미가 더 많은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이 내가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하고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에 의해 겪은 일이기도 하면서 인생의 고비 고비를 알아가게 된다.
'같은 집에 산다고 꼭 같이 사는 건 아니다. 같은 집에 살아도 같이 사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 언제 기뻐하고 행복해하는지 모른다면 그건, 같이 사는게 아니다. (98 쪽)
사실 생각해보면 나만 늘 불만에 쌓여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퍼붓곤 했던게 아닌가 싶은 마음으로 반성하는 글이었다. 왜 다른 가족도 내게 불만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하고 이기적인 마음에 사로잡혀 살았는지. 어느날 문득 아닌데 싶어지면서 뉘우치게 된다. 함께 살면서 그가 행복한지, 아파하는지, 외로운지 알아주지 못한다면 정말 함께 산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늘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항상 그 자리에 있어줄거라는 오만에서 더 무감각해 지는 건 아닌지. 다 알고 있으면서 늘 실천에 부족해지는 내 자신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사는 건 우아하지 않다. 우아한 일도 세상엔 없다. 우아해 보이는 일일수록 그 안에서는 치열함이 있다. 그 치열함 덕분에 우아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225쪽)
그렇다. 우리가 '김연아' 선수나 '박태환' 선수를 보면서 열광하고, 몇 분간의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엄친아 라는 말을 쉽게도 하지만, 사실 그런 날이 있기까지 의 그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김연아 선수가 한 동작을 익힐 때까지 수천번의 엉덩방아를 찧어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결과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과정을 중요하게 보지 않으려는 마음이 내 안에서도 자주 불쑥 거리곤 한다.
천천히 읽으면서 많이 공감하고, 느끼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살면서 힘들고 지칠 때, 위안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조용히 앉아서 책 속 글들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힘들고 지쳐 인생이 쓴맛만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