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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 대한민국 희망수업 1교시 ㅣ 작은숲 작은학교
신현수 외 15인 지음 / 작은숲 / 2010년 12월
평점 :
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처음 책을 손에 들고 제일 먼저 들에 들어온 글이자,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글은 '1등도 꼴지도 아름다운 학교를 꿈꾸는' 이라는 글이다. 아이들을 보면 누구나 예쁘고 소중하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입장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지만, 욕심을 조금만 버리고 가슴을 조금만 열어보면 감히 어떤 잣대로도 아이들을 평가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한참 사춘기인 중학생, 그것도 여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나로서는 지금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많이 안쓰럽고 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가 한 줄 서기를 시키는 현실의 교육도 문제이고, 그런 문제를 인식하면서도 바꾸려고 들지 않는 국가나 가정, 학교 모두가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소중한 아이들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그런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에 더 미안한 마음이다. 미안하면서, 아닌걸 알면서 아이 앞에서는 그렇지 않은 척 한다. 그게 지금의 내 모습이고 우리의 어른들의 모습이다.
아이들에게 책 제목처럼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 지금은 조금 흔들려도 괜찮아! .' 라고. 나만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현장에 계시는 16분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첫 수업은 그래서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다. 16분 선생님의 모든 수업에 긍정하지는 못하겠지만, 많은 선생님의 글들이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느낀다. 단지 나처럼 선생님들도 현실과 이상이 다르지는 않기를, 아이들을 온전히 글에서 처럼 모두 소중하게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부모의 큰 욕심이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희망 1교시'라는 말처럼 정말 아이들의 개성이나 능력을 모두 똑같이 존중해주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교실이 어서 빨리 아이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발전하기를 기대해보기도 한다. 여러 글들이 모두 소중하고 감사한 글들이지만, 여행에 대해 좋은 말이 많이 담겨 있는 '신현수'선생님의 <여행, 육체적.정신적 한계로 떠나는 소풍>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 저것 좋은 것들을 해주고 싶은 마음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면서도 선생님의 글 속에 담긴 여행이 좋은 다섯가지 이유가 너무도 공감이 갔다. 그리고 선생님의 여러 여행을 따라가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공부가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때리지 못한다'로 시작하는 '강병철' 선생님이 나는 좋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참 많이 부족한 아이들이지만, 갈수록 통제하기 힘든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러기에 너무도 힘드실 거라는 걸 잘 알지만, 그래도 때리는 것으로 변화를 꾀하는 교육을 나는 반대한다. 때리는 것에 대해 오래된 관성이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글 중에 '체벌 금지법'을 대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는 글이 와 닿았다. 40대인 나도 체벌이 난무하던 학창시절을 겪었기에 반드시 필요한 체벌보다 한 사람의 감정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무의미한 체벌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가장 쉬운 방법인 체벌이 아이들을 진정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사실도.
긴 겨울방학 아이와 함께 읽을만한 책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었고, 아이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시간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자신을 돌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솔직한 이야기를 만나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반감이 가는 글을 만나 그 분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 찬 이야기를 만나 미래에 꿈을 품어 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