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연의 도쿄집밥

박계연의 도쿄 집밥
박계연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11월

박계연의 도쿄집밥

    참 먹거리가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다.  몸 집이 있어  보기 좋다는 소리는 이제 옛말이고 좋은 먹거리로 건강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일까 육식을 즐기는 가족들이나 지인들도 갈수록 모임이나 외식을 할 때  푸짐한 육식보다  생선요리가 많은 깔끔하고 정갈한 일식을 더 자주 찾게 된다.  우리 가족의 외식 장소도 갈수록 일식으로 바뀌고 있고,  먹고 난 후에   너무 더부룩하지 않고  조금씩 이것 저것 맛볼 수 있는 일식을 선호하게 되었다.  요리 배우기를 좋아하고  여러가지 요리책을 보면서 따라하기를 즐기는 나로써는 갈수록 일식 요리에 관심이 많아진다.

   이 번에 읽은 < 박계연의 도쿄 집밥> 은  일식이 이제 더 이상 외식식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일반적인 가정식으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책이었다.  제목부터 '집밥'인 것처럼  가정에서 쉽고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한 그릇 일식 요리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일본인과 결혼하고 직접 일본에 살면서 만들어 먹는 요리들을 소개하고 있어  더 믿음이 가는  요리들이었다. 

   한국인이 만든 일본 가정식이라는 테마부터 마음에 든다.  결혼과 함께 일본에 정착해서 7년차에 접어든 주부인 저자는  한국 요리조차 떡볶이나 김치볶음밥 정도만 만들 수 있었던, 요리에 있어서는 왕초보 였다.  ' 내 요리 솜씨에 점수를 매기자면 하급에서도 중간 정도? 한 마디로 아무 것도 모른 채 일본 땅에 던져진, '일본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 불쌍한 한국 여자' 였다 .' 는 저자의 말이 요리 초보자로써 일본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주부입장에서 공감이 간다.

   그녀는 엄청난 먹성을 가진 남편을 위해  일본 요리를 배우기 시작하고 이제는 30분이면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낼 만큼 일본 가정 요리의 고수가 되었다.  모두 102가지 요리가 소개되는 이 책은 덮밥부터, 된장요리, 간장요리, 술안주 요리, 국수 요리, 쌀 요리, 전골 요리, 무 요리, 일본식 세계 요리 등으로 나누어  양념과 재료별로  요리를 따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일본요리 레시피 뿐만 아니라 마지막 장의 '도쿄 음식 문화' 에서는 우리가 한국에서도 자주 접하는 '요코노미야키'에 대한 이야기부터 '김치'와 '기무치'의 차이까지 흥미로운 일본 요리의 뒷 얘기들이 가득하다.

   매운 음식을 싫어하고 유독 우동을 좋아하는 딸아이는 특히 일식을 아주 좋아한다.  그리 강하지 않고  담백하며 맵지 않은 일식요리가 많아서 아이와 함께 방학을 이용해  소개된 여러가지 레시피를 따라해 보고  일본 가정식을  몇 가지라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우선  간장 요리에 관심이 많아  짬을 내서  필요한 재료부터 구입하고  아이가 좋아하고, 가족  모두가 즐기는 간장 요리들부터 정복할 생각이다.  '간장' 이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양념 이라는 저자의 글과 '간장은 소금에 비해 염분이 적어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일본 요리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 역시 간장이다.' ( 본문 77쪽) 의  글이  와 닿을 만큼 일본 간장 요리는 정말 다양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