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많은 시작 민음사 모던 클래식 37
존 맥그리거 지음, 이수영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나 많은 시작

    



    주인공 '데이비드 카터'는 어린 시절부터  박물관을 좋아했고, 자신만의 물건들을 꼼꼼하게  모으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 꿈처럼 청년이 되어 박물관에서 일을 하게 되고,  우연히  박물관 카페에서 만난 찻집의 아르바이트생인 '엘리너'와 사랑에 빠진다.  많은 형제 중에 막내로 태어난 엘리너는  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않고, 엄격하고 정이 부족했던 엄마와의 관계로 늘 힘들게 성장기를 겪다가  데이비드를 만나  집을 떠나게 되고 이후에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언젠가 못다한 공부를 하고  가족에게 떳떳해지고 나면 돌아가고 싶었지만,  결혼 이후 우울증에 빠져  오래도록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딸아이 '케이트'를 출산하면서 조금씩  생기를 찾기 시작한다.  그래도 성장기의 자신과 엄마와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로 인해, 딸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엘리너'의 남편이자 주인공인 데이비드는  우연히  자신의 탄생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 오랜 시간을  방황한다.  하나씩  자신과 관련한 정보들을 모으고 자료들을 모으면서  자신의 과거로의  여행을 꿈꾼다.  하나뿐인 딸이 성장하고, 자신도  직장에서  감원대상으로  사직을 당한 후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와 결혼했지만, 아내는  자신을 만나 하고자 했던 학업을  다하지 못하면서  힘들어 하고,  결국 우울증에 빠진 아내를 돌보며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고,  생각지도 않았던 출생의 비밀까지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갈등하게 되고,  딸아이는 성장해서 자신의 세계를 찾아  곁을 떠나가면서 삶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만으로  흘러가주지 않는다.

 

   데이비드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여정에 대해  '결코 정말로 바뀌는 것은 없을지 모른다는, 이것이 자신이 걸려 든 인생이라는, 이해할 수도, 제어할 수도 없는 덧에 걸려 버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본문 250 쪽 ) 고 생각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다 뜻대로 될것 같았던 청춘 시절이 지나고 나면 정말 생각처럼 삶이 흘러가주지 않는다.  중년을 넘어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내가 잘 살든 그렇지 않든 원하는 바와 다르게  삶이 펼쳐지곤 한다는걸  나도 많은 부분 뼈저리게 배우게 되었다.  그러기에 이후의 내 삶이 어떻게 펼쳐질지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러기에 하루 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살아가야 함을 느끼게 된다.

 

    데이비드의, 엘리너의 인생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를 지나 청년기, 중년기까지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인생의 모습이다.  더군다나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누구라도  데이비드와 엘리너의 삶을 통해  매일을 더 소중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가족으로서  서로의 관계 맺음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느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존 맥그리너'의 전작인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을 읽고 이 책을 읽었다면  감동이 배가 되었겠다는 생각을 '옮긴이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전작의 주인공인 '케이트 카터'가 이 번에 읽은 < 너무나 많은 시작>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데이비드 카터'의 딸이었다니, 빠른 시일 내에 전작인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도 꼭 읽고 싶어진다.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게 되었지만 그동안 몇 권의 '믿음사' 모던 클래식을 읽으면서  모던 클래식 시리즈로 나온 작품이라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믿음이 갔다.  문학전집을 좋아해서 나름 세계문학작품을 많이 읽은 편이지만 그동안 읽어왔던 고전문학에서 잘 접하지 못했던 20세기 이후의 작품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 그동안 쉽게 들어보지 못했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작품성만큼은 믿음이 가는 시리즈다. 과거 문학작품에 비해 현대를 시대배경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어서 더 공감하며 읽게 된다.  더군다나  저자는 물론 이 책이 여러가지 이름있는 상을 많이 수상한  작품으로  제법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너무 흥미롭게  주인공의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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