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전아리 지음, 장유정 원작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김종욱 찾기

 

    <김종욱 찾기> 뮤지컬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오면서 한 번 봐야겠다고 결심만 반복하면서 짬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조금  힘들다 싶어도 뮤지컬이나 연극도 간혹  볼 여유를 갖곤 했었는데, 사실  한참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는 학부형 입장에서 시간보다는 정신적으로,  나를 위한  투자를  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뮤지컬을 보면 수첩에  리스트를 작성해두고  보러 가겠다고 벼르곤 하지만, 실제로  실천으로 옮긴 적은 거의 없는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김종욱 찾기'가 영화로 개봉되었다는 소식과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이 더 생겼다가, 우선 책으로 먼저 김종욱 찾기를 만났다.  좋은 작품을 이렇게 여러가지 장르로 다시  만들어지는 것은 그래서  감사한 일이다. 

 

   최근에 '전아리' 작가의 <팬이야>를 읽고  청소년을 키우는 학부형 입장에서  그 또래 아이들 마음을 작가의 나이게 비해서  아주  잘 헤아린다 싶은 마음에  관심이 가던 작가였는데,  이 책을 통해 참 깔끔하게  글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뮤지컬을 보지 않아서  더  비교할 필요없이  뒷 내용을  미리  떠올릴 필요없이,  효정과  성재의  사랑스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던 점은 더  좋은 경우였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후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로도 꼭 보고 싶고, 정 여의치 않으면 영화라도 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본다.

 

   첫사랑! 꼭 지금 청춘이 아니더라도 한때는 누구나 그 시기를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기에 가장 꿈같이 아름다운 시절이 아닐까 싶다.  첫사랑을 찾아 나선 효정과  그 첫사랑을 찾아주기 위해 나선 성재는 하루 하루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참 예쁘게 다가온 사랑이야기였다.  젊은 시절은 왜 그렇게 사랑이 복잡하고 어렵기만 했었는지, 지나고 보니 참 별거 아니었는데 싶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시절만큼  예쁘고 소중한  시간도  없다.  그런  과거의 추억을 한 장씩 꺼내볼 수 있기에 오늘 우리가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의 말이 맞았다. 나는 언제나 한발 늦는다. 머뭇거리는 동안 사랑을 놓치고, 그런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세상 사람들은 잘만 나누는 사랑이 나에겐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 본문 262 쪽 - 

 

    젊은 시절  여행지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  아름답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어왔던 효정은  다시 그를 찾아 나선다.  우연히  '첫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라는  광고 전단을 발견하고  찾아간 곳에서 만난 성재와  함께  여러 날,  여러 곳으로  '김종욱'을 찾아다니면서  둘은  서로에게 이끌린다.  사실  효정에게 첫사랑 김종욱은   과거의  사랑했던 한 남자라는 의미보다   그 시절 아름답고  순수했던 자기 자신을 다시 찾고 싶었던  것이다.  '김종욱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나는 김종욱을 떠나보내거나 잊을 필요가 없었다. 첫사랑이 있었기에 나는 내가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 본문 264 쪽 -

 

   벌써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점점 더 빠르게 느끼면서  그럴수록 더  과거의 추억이 그립고 소중하게 떠오를 때가 많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늘  젊은 시절 모습 그대로, 그 감정 하나 하나까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아름답고 그리운 시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종욱 찾기>를 읽는 시간도 그랬다.  효정과 성재를 통해  아름답던  과거로의 여행을 즐기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