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잭의 엄마는  열 아홉의 어느날 납치범에 의해 잡혀 온 후  감금 당한 채 지하 헛간을 개조한 방에서 수없는 강간을 당하며 임신을 한다.  하지만 첫 아이는  잃었지만 엄마에게   두 번째 아이 잭은 엄마의 유일한 희망으로 다시 찾아왔다.  엄마는 잭을 위해 모든 것을 참아냈고,  혼자서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이후 엄마는  잭을 위해 지하 헛간의 그 탈출할 길 없는 작은 방이 세계이자, 우주가 된다.  방에서 벗어나는 순간까지 엄마는  엄마만의 방식으로 아이와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다섯 살  잭은  엄마와 자신, 올드 이 이 세상의 유일한 사람이자  엄마와 자신이 생활하는 작은 헛간 방이 유일한 세계로 알고 성장한다.  흐릿한 화면의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은  현실이 아닌 꾸며진  세상으로 알고 성장한다. 

 

  자신을 납치해 감금시킨 사람. 잭의 아버지인 그를 엄마는 '올드 ' 이라고 부른다.  아들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엄마에게  드디어 결단의 순간이 찾아온다.  더 이상  잭을  그의  어둠의 세계아래 둘 수 없다는 사실.  결국 엄마는 잭에게  위험한 일을 감행하게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심하게 아픈 상황을 만들어  아이를 밖으로 탈출하게 해보지만  올드 에게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엄마는  잭이 죽은 것으로  연극을 하고  올드 은 잭의 시체를  밖으로 가져가게 된다.  ' 나는 트럭을 타고 진짜, 진짜로 달리고 있었다. 아, 이제 빠져 나오기를 해야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 엄마, 엄마. 연습을 그렇게 하고 또 했지만 연습했던 대로 나올 수 가 없었다.' - 본문 237 쪽 -

 

   정신없이  잭의 이야기에 빨려들었다.  다섯 살 어린 꼬마아이의 눈에 비친 방은  온 세계였고, 엄마는 그 세계의 전부였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다섯 살 잭을 화자로 해서 써 나가는 이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십 대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왔다.  엄마가 7년만에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잭의 눈에 비친 두 사람의 재회의 장면이 나를 더 가슴 아프게 했다. '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엄마에게 달려갔다.  나는 주먹을 쥐고 벌떡 일어났지만, 엄마는 동시에 웃으면서 울었다. 행복-슬픔인 것 같았다. ' - 본문 319 쪽 - 

 

   잭은 드디어 탈출에 성공하고,  세상 사람들은 엄마와 잭의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낀다.  잭의 미래를 위해  책이나 텔레비전에 출연하면 도움이 된다는  조언에 따라  엄마는 텔레비전에 출연하지만,  사회자는  잭에게 했던 모든 행위들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을  퍼붓는다.  '대단하네요. 자, 여러 전문가들이 이상한 결단이라고 지적하는데요, ...그러니까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 몇 권 안 되는 책에서 읽은 모든 것이 환상이라고 가르치셨어요. 아이를 속인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나요?' - 본문 407 쪽 -

 

   아~~그들이 그녀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엄마는 잭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지옥같은 매일을 버텨왔다.  아이를 속이지 않고 그대로 매일의 고통을 말해주며  상황을 설명했다면 지금의 잭이 있을 수 있었을까.  감히 누가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읽는 동안  많이 아프고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우리가 얼마나  자주  평범하다는 잣대를 들이대고  수없는 죄를 범하고 있는지, 과연 누가 잭의 엄마처럼  잭을 키워낼 자가 있을지,  읽는 동안 많이 울었고, 읽고 나서도 많은 시간  잭의 방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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