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하모니아의 사계 - 교양인을 위한 클래식 산책 필하모니아의 사계 1
오재원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필하모니아의 사계

(교양인을 위한 클래식 산책)

 

    아직도 내게는 클래식이 어렵다. 그렇지만 좋은 음악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좋아 조금씩 클래식을 알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에 그저 주변만 맴돌곤 하는게 사실이다.  그나마 조금은 곡이나 음악가정도만 아는 수준이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작가의 삶이나 음악을 만들게 된 배경 등을 알고 나면  그냥 듣는 단계에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마음에 와닿는 음악을 늘 더 가까이에 접할 수 있을 것이고 지금보다 더 삶이 풍요로워지리라.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벌써 20년도 훨씬 지난 그때  인천에 살던 나는  서울에 사시는 이모댁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당시  직장생활을  하던 이모부는 서울에 살고 계셨는데 생전 처음 방학을 이용해 이모댁을 간 것이다.  주택에 사셨던 이모댁에 들어서는 순간 거실의 3면이 음반으로 가득차 있었고, 그 음반은 모두 클래식음반이었다.  거실은 하나의  작은 음악실이었고, 이모부는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클래식음악을 좋아하셨고, 지금까지도 음악전문잡지나 여러 출판물에 음악평론가로  활동을 겸하고 계신다.  그때의 당황스럽고 부러운 마음은 어린 내게는 충격이었다.  이모부는 내게 몇 가지  곡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꼭 외계인 말처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이종 사촌들은 너무도 당연히  그 음악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다른 세계 사람들 같았다.  그 아이들이 나와 다르게  교양있어 보이고,  부럽기도 하고, 또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때부터인가보다.  클래식이라면 늘 지레 겁이나고 그러면서 언젠가는 나도  클래식을 제대로 알고 싶고, 듣고 싶다고 생각했던 시기가.  하지만  마음처럼 쉽게 클래식을 가까이 하지 못했고, 늘  한 편에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다가 이 번에 '필하모니아의 사계'를 알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  정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저자이신 '오재원' 선생님의 이력은 클래식과는 상관 없을 것 같은 소아과 의사선생님이시다.  그러면서도 바이올린을 연주하시고, 음악과 늘 함께 하시고 계시며 의사신문에 클래식에 대한 글을 써오셨고, 그 글들을 다듬고 모아서 <필하모니아의 사계>를  출간한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부터 자주 접했던 음악부터  누구나  쉽게 클래식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음악가와 음악의 배경, 그리고 여러가지 시대적인 지식까지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는데, 모두 43인의 작곡가의 115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교양곡 제 6번 '전원'을 소개하는 '자연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감사의 선물'이라는 제목의 경우  베토벤이 이 음악을 만들게 된 배경, 음악의 구성과 작품에서 담고 있는 의미와 들을만한 음반 5가지 목록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어렴풋이 음악을 들으면 전원교양곡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면  책을 통해 베토벤이 청력을 잃고  좌절하던 시기에  자연을 통해 위로를 받게 되고, 전원 교양곡은 아름다운 자연에 보답하는 음악가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원> 교양곡은 그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문 105 쪽 -

 

   본문의 내용은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별로 다루고 있어 클래식  왕 초보 수준인 나에게는 여러가지로 도움이 많이 된다.  소개된 음악을 찾아 한 곡씩 공부하는 마음으로 두고 두고  도움을 받고 싶은 책이자,  음악가와 음악의 배경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듯이  조금씩 클래식에 가까이 다가가 볼 생각을 하니 지금부터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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