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로레타 엘스워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넌 죽지 않았어.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뿐이야."

 

    '이건'과 '아멜리아'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딸아이와 함께 읽으며 공감을 하게 되었던  책이다.  사춘기 중학생 딸아이가 최근에  도서관에서 장기기증에 대해 토론수업을 하고  식사시간을 이용해 이런 저런 생각을 얘기한 적이 있었고,  나도 매우 긍정적으로  장기기증을 생각해보던 중이었다.  피겨스케이팅 역시 김연아로 인해  아이들에게  갈수록 관심이 가고 있고,  딸아이도 얼마 전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아이스링크에서 하면서 서로  피겨스케이팅 선수라도 된 듯  신나서 포즈를 취하고 노는 모습이었다.  딱 그러한 시기에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죽음과 심장병을 앓던  소녀의 장기기증을 소재로 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 이건 : 촉망받는  피겨스케이트 선수로 이후에 올림픽까지 참석할 포부를 가지고 있고,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모든 일과는  운동과 훈련, 대회 등으로 보내는 건강한 열 여덟 살  소녀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남자친구도 생기고,  조금씩 친구들과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이건이지만,  엄마는  운동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아닌 다른 시간은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점점 사소한 부분에 엄마와는 틈이 벌어지고, 남자친구와는 점점  마음을 터놓는 가까운 사이가 되던 시기에  피겨스케이트 대회도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내 심장을 구해준 소녀, 아멜리아가 떠오른다. 그 심장은 나를 위해 아멜리아를 엄마한테 인도했다. 그 애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서로를 구했다.' - 본문 -

 

  *** 아멜리아 : 열 여섯살의  소녀로  심장을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육 년 이라는 시간을 병원과 약의 힘으로 겨우 버티다가 이건의 죽음으로 이건의  심장을  이식받는다.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이 층인 자신의 방을 가기 위해서도  전기의자를 설치해서 생활할 만큼 심장이  아프던 상태에서  이식으로  튼튼한 심장을 얻게 되지만,  자신에게 심장을 준 사람의 사망으로 인해  장기이식을 받았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결국  이건의 부모님을 찾아 나서게 된다.  '우리 가족이 축하연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다른 가족은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과연 내가 이 선물을 받아도 될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 - 본문 -

 

 *** 이건과 아멜리아아멜리아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던 보라색이 좋아지고,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이 먹고 싶고,  자꾸 할 줄도 모르는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  이 모든  이유가 자신의 몸 속에  이식된 심장을 준 사람의 성향이라는 사실과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을 느끼게 된다.  이건은 아멜리아로 인해 죽음을 맞은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다시 살 수 있게  되었으며,  모든 것을 부정하던 이건의 엄마도 결국 아멜리아 안에  자신의 딸 이건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에요. 그 여자애가 원해요. 내가 그 사람들을 만나기를 그 애가 원해요. 그래야 그 애가 새 삶을 살 수 있거든요. ' - 본문 -

 

   저자는 자신의 조카가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으며, 장기기증자였던 조카의 일부분이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남아서 계속 살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의 치유 과정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멜리아이건의 심장을 이식받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한다거나 싫어하던 음식이 좋아지는 현상은  '세포 기억 이론' ( 장기 이식과 함께 기증자의 성격과 습관이 전이된다는 이론) 에 근거하고 있다.  저자는 아직은 많은 부분 베일에 싸여 있지만  장기기증에 대한 여러가지 흥미로운 의문들이 있으며,  심장이식 연구팀의 일원인  ' 퍼잘' 박사의 사례를 '지은이의 말'을 통해 얘기한다.

 

  세포 기억 이론은 사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론이자 호기심이 생기는 내용이었다.  그것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이건과 아멜리아의 이야기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장기기증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의 슬픔에 대해, 장기기증을 수여받고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입장차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도 책을 읽고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아이 역시 장기기증이라는 것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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