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자로 가는 길 2 암자로 가는 길 2
정찬주 글, 유동영 사진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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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2

 

 

   <소설 무소유>를 읽고 참 편안하게 글을 쓰시는 분이자, 불교에 대해, 절생활에 대해 많이 아시는 분이구나 생각했던 '정찬주'님의  암자를 찾아 다니며 암자순례를 쓰신 책이라는 사실에 더 읽고 싶었다.  갈수록 이렇게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편안한  책이 참 좋다.  소설 무소유를  읽으면서 이 분이 암자 전문가라는 사실을 모른채 그저  참 편안하다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고,  처음이 아니라 벌 써 두 번째 암자를 소개하는 책이라는 사실에  꼭 한 번 어떤 곳들을, 어떻게  소개하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경주가 고향이자 경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남편은 학창시절  불교학생회에 들어  절에서 한 달 이상  절 생활을  했고, 자주 이런 저런 이유로 절을 찾았었기에  절에 대해서는 남다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직 이렇다 할종교생활을 하지 않는 나로서도 여행 길에서  자주 근교에 있는 절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고  찾아간 곳마다 참 편안하고 아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게  여기저기 나름 이름 난절은  제법 둘러본 편이지만,  암자를 찾아 나선기억은 거의 없다. 

 

   이 번에 읽은 이 책을 통해  암자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나면 꼭  몇 군데라도 찾아 나서보고 싶어졌다.   10여 년 동안 암자를 순례하면서 암자기행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써오셨다는  정찬주님은 이 번 책을 끝으로 암자기행 책을 그만 발간한다고 하신다. 이미 낸 책보다 새로 내는 책이  독자에게더 절절하고 깊지 않으면 작가로서의 예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런 마음으로  책을 내고 있기 때문일까.  읽는 동안  전국의 암자를 찍어놓은 사진도 편안하고 좋았지만,  암자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들이  삶에 대해,  나에 대해 자주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들른 암자가 2백여 군데에 이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대체 얼마나 많은 암자가 있을까. 구비 구비 그 많은 암자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의 숨결이  닿아 있을까 싶은 마음에  책에서 만난  암자마다 한 군데 한 군데  모두 정이 가고, 나름의  소박하고 깨끗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봄부터 겨울까지 4계절을 담아낸 계절마다의 암자 모습이 마냥 그 품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 싶은  소박한 마음을 가져보게 된다.  가을편의 글 중에 '낙엽은 그냥 떨어져 뒹구는 이파리가 아니다. 새싹이 돋을 때까지 겨우내 언 땅의 이부자리가 되어 주었다가 잎이 자라는동안에는 스스로 썩어  거름이 된다.'는 글이  가을을 지나 일 년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 암자 이야기와 함께  그 속에서  수양을 하면서 평생을  살아가셨을 많은 분들의  날들이 바로 그렇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저자는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라도 절에 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이유가 우리 안에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만들어진우리만의  전통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절이 좋고 절에 가면 편안한 이유를 이제는 조금 더 알 것만같았다.  내 안의 나를 찾아가는 이끌림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  언제든 내 안의 이끌림을 따라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돌아볼 여유,  숨쉴 수 있는 그곳을 찾아 떠나고 싶다.  

 

'여행의 길손들이 절을 찾는 것은 우리 문화나 역사의 흔적을 보고자 하는 바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 내면에는 '우리는, 혹은 나는 누구인가' 하는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이끌림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322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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