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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법치, 그 길을 묻다
김기섭 지음 / 시간여행 / 2010년 11월
평점 :
한국의 법치, 그 길을 묻다
법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더 법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자꾸 고개를 들이미는 것일까. 그저 매일을 열심히 살면 그만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법이라는 것이 나같은 서민들에게도 너무도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기에 무조건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분명히 일반인의 눈에 큰 죄를 지은 사람임에도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을 심심 찮게 이야기소재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법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보고 싶었다.
<한국의 법치, 그 길을 묻다>의 저자는 판사를 거쳐 9년간 조세심판관으로 활동하고,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섭' 변호사이다. 저자의 아버지 역시 평생 변호사의 길을 걸었던 법조인이고 아버지로 부터 나이가 들면 정치활동을 하지 말라는 당부에 따라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쉽게 매스컴에서 접할 수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은 물론 우리나라 조세현실, 법조인의 자세, 권력과 법과의 관계, 그리고 사법개혁에 대한 내용까지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조목 조목 법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법조계의 현실과 사법개혁에 대한 내용은 현재도 변호사로 몸담고 있는 그로서는 조금은 다루기 힘든 내용이었을 수도 있으나 미래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잘못되어온 전관예우문제까지 속속들이 파헤쳐 들려준다. 그동안 신문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알지 못했던 여러가지 뒷 얘기들을 알게 되었고, 어렵다고 생각해온 법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충분히 알게 되었다.
저자는 '시작하는 글'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발전하고 신진화하려면 '의견불일치'를 습관화 해야 한다.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말한다. 우리사회의 그늘진 모습, 우리나라 법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글이 우리나라 법조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법조인의 삶에서 본 세상은 아직은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성공하거나 대우받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책을 읽으면서 어두운 면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그저 어둡다는 생각만 들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법조계에 있는 사람 중에 그래도 이런 내용의 고민을 하고 책을 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한꺼번에 모두 고칠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관심을 갖고, 양심을 갖고, 함께 살고자 노력한다면 조금씩 투명하고 바른 세상일 되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그것이 곧 사법개혁의 시작이 아닐까. - 본문 75 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