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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찰턴순자를 찾아 줘유! ㅣ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원유순 지음, 박윤희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김찰턴 순자를 찾아줘유!
- 편견을 버리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
냇물에 손을 씻었다. 얼굴도 씨었다.
아무리 박박 때를 밀어도 하얗게 되지 안는다.
돌멩이로 더 빡빡 문질러 씻었다.
피가 났다. 피는 빨가다. 그래도 까만 건 하야게 안 된다.
눈물이 자꾸 나서 냇물로 씻고 또 씻었다.
(1965년 민정이 할머니의 일기장 중에서)
지금 중년의 나이인 내가 어린 시절에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정말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또한 외국인과 결혼하는 다 문화 가정도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텔레비전만 틀어도 여러 다 문화 가정에 대한 얘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지금 아이들은 우리가 자랄 때와는 너무도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속 깊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남아있기에 그들이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마트에 장을 볼 때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너무나 쉽게 외국인이나 다 문화 가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그러기에 딱 적당한 시기에 한참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 꼭 생각해볼 내용인 혼혈가족의 어려움을 다룬 '김찰턴순자를 찾아줘유! 가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아이들 책이지만 부모인 나도 읽으면서 가슴이 아팠다. 특히 초등학교 5학년 김순자 할머니의 옛 일기장을 읽을 때는 눈물이 났다. 그저 재미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가 무심코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안겨 주는지 반성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민정이의 아버지는 혼혈이다. 어릴 때부터 무수한 고통을 받으면서 놀림 속에 자라 온 아버지는 자신의 할머니에 의해 지금의 자신이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에 늘 자신과 할머니, 부모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민정이는 아빠와는 달리 가수가 되려는 꿈과 함께 밝게 자라는 딸이다. 반에서 공부 잘하는 멋쟁이 남자친구까지 둔 모두가 부러워 하는 예쁜 아이다. 한 번도 자신이 혼혈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병든 증조 할머니와 한 집에 살게 되면서 아빠의 아픔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할머니의 일기장을 통해 증조할머니, 할머니, 아빠의 아픔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어 슬픈 마음이 든다.
이제 더 이상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긍지를 갖게 하는 시대도 아니고,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모두 같은 이웃이기에 민정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부터 열린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아직도 알게 모르게 우리 안에 남아있는 편견을 통해 그들을 더 이상 슬프게 하지 말자. 비툴 비툴 맞춤법도 엉망으로 써 내려간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일기장은 우리의 편견이 그들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우리 민정이는 아빠처럼 살지 마라. 더 넓은 세상으로......나가서 멋지게 살아라.
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네 꿈을 펼쳐 봐.
가수가 되어도 좋고...... . " ( 본문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