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야 (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팬이야

-  나를 사랑할 때 사랑도 찾아온다  -

 

"변화라는 게 그렇잖아. 기존의 자기를 깨부수고,  

당당하게 상처받고, 남은 파편들을 치우고.

그 빈자리에 새로운 걸  세우는 거 아니겠어?" (본문 177쪽) 

   성공한 사람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면 그 자체가 있을 수 없고, 잘못된 일일 것이다.  '팬이야'의  주인공인 29살의 '정운'은  늘  자신감이 없이  어디에서나 튀지 않고,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며 살고 있는 걸까. 이제껏 삶을 뒤집어 엎을만한 어떠한 모험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본문 29쪽)  그나마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유부남 애인은 떠나가고,  특별히 친한 친구도  미래에 대한 꿈도 없다.

 

   자신이 만든  껍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그렇게  하루를 맞으며,  의미없이 살아가던 그녀는  우연히  길거리 이벤트를 통해  '시리우스'라는  아이돌 그룹을  만나게 되고,  이후 그들을 쫓아다니는 열성 팬이 된다. 사실  진짜 열성 팬이라기보다  그저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좋았던 그녀는  열성 팬 여학생 사이에서도 제대로 어울리지 못할 만큼  나이 차가 나는지라  제대로 끼지 못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시리우스' 열성팬인 '차주희'를 만나,  새롭게  여러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중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난다.

 

   두 살 연하인  '우연'은 진심으로  정운모든 것을 사랑해주고 염려하는 사람이지만,  정운은 그의 관심이 좋으면서도  자신이 진짜 가슴 설레는 사람은 그와 함께 일을 하는  나쁜 남자표  '형민' 이라는 걸  알게 된다.  늘  자신감 없이  소극적이던  그녀는  형민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되고, 결국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돌에 빠진 열성 팬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을 쫓는  그 마음처럼  누구나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팬이 되기를 바래보기도 했다. 

 

   가볍고 편안하게 읽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누군가의 팬으로 남기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 안에 있는  소중한 나를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정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 용기 없이 그저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정운을 사랑하는  우연의  진실된 사랑은  정운이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마지막에 정운에게 보낸 우연의 편지를  읽으면서  정말 우연이  얼마나 정운을 사랑하는지,  사랑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 일임에도 일단 저질러 보자는 오기가 생길 때가 있다.

의외의 결과가 야기될 가능성이 0.01퍼센트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에.

어쩌면 우연히 만나게 될 그런 결과가 내 삶을 새로이 바꿔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의 판타지, 그건 건빵 속 별사탕 같은 존재였다. '

(  본문  27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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