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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임광명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8월
평점 :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 대한민국 종교건축 취재기 -

우리나라에 이렇게 종교와 관련된 건축물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그저 가끔 가족여행을 하다가 이름이 알려진 사찰정도를 종교건축의 대부분으로 알고 있었기에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사실 집 근처에 얼마 전에 엄청나게 큰 교회건물이 새로 지어졌는데, 짓는데 걸리는 시간도 아주 오래 걸렸지만 완공된 후에 교회의 크기에 더 놀랍기도 했었다. 갈수록 점점 커져가고 많아져 가는 건축물을 보면서 사실 마음속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기도 한다. 왜 저렇게 종교관련 건물이 웅장하고 커야만 하는가? 나름 종교를 믿지 않았던 나로서는 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과거 교회는 '신에 대한 열렬한 신심을 교회 건축의 높이와 부피를 통해 과시하려 했던 것' 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워낙 높고 큰 건물들이 많아 종교 건축이 이제 더 이상 크기로 평가되기에는 부족해져서 다른 고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여러가지 종교 관련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지금은 크기에 의미를 두기보다 '종교적 체험이 가능한 경건한 공간, 절대자를 향한 내적 충실을 기할 수 있는 건축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크기만을 추구하던 건축물이 다른 시도를 하기 시작하면서 더 근사하면서 색다른 건축물들로 나타남을 여러가지 건축물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그러한 의미를 두고 지어진 건축물 중에 한 가지로 소개된 '부산 남천성당'의 모습은 천국의 열쇠를 형상화했다는 외형의 모습뿐 아니라 스테인드글라스를 이용해 성당 안으로 빛과 색을 함께 이끌어낸 모습이 아주 아름다우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책을 통해 몇 번 들어서 알고 있었던 '전주 전동성당'의 모습과 그에 얽힌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건축물' 이라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아름다우면서 웅장하고 오랜 세월을 견뎌낸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건축물은 1908년 건축을 시작해 완공까지 23년이라는 공사기간을 거쳤다는데, 건축물의 주춧돌이 우리나라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가 일어난 전주 풍남문의 성곽을 가져다 성당의 초석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경건한 마음이 들게 했다. 사진으로 보는 내부의 모습 역시 매우 아름답고 화려해서 언젠가 한 번 기회를 내서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외에도 한옥이 어우러진 '익신 나바위성당'이나 제주도의 현무암을 건축물에 함께 이용한 '제주도 지니어스 로사이' 등의 건축물이 마음에 든다. 꼭 종교인과 관련된 장소라고만 생각했던 종교관련 건축물들이 대단히 예술적이며 아름답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 속에 현대적인 고도의 기술까지 함께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