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떠나지 않았더라면
티에리 코엔 지음, 이세진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널 떠나지 않았더라면


-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나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더군다나 그것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 때,  그 고통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다니엘'과 같은 일을  겪지 않은  누구도  절대  '그 마음을 알 것 같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것은  직접 겪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심리치유와 관련한 책을 읽고  애도시간이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오랜 시간,  자신도 알게 모르게  애도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다니엘'역시  아들을  마음으로 부터 보낼 수 없었고,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복수를 택했고, 그것이 결국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는 울고 싶어도 울 수 없었고,  자신의 감정조차 가족에게 표현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지 못하고  안으로 안으로  증오심을  키워 나간 것이다.  가기 자신을  용서할 수 없던  그  마음으로.

 

   정말  진지하게,  흥미롭게,  가슴 아프게 책을 읽었다.  '제롬'이 진정 원하는게 무엇인지  아빠는 더  많이 생각했어야 함을,  아내가 진정 바라는게  무엇이었는지,  한 순간의  잘못으로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다니엘'은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다른  부분에 가치를 너무 높게 두고 살아왔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늘 그리워하고  결국  재회하는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끝까지 남아 그를 기다려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살면서 우리가 정말  참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저 늘 당연한 듯이 잊고 있던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티에리 코엔'의 두 번째 책이라는데,  나는  첫 번째 책인 <살았더라면>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을 극찬하는지  이제는 알게 되었고,  그의 첫 번째 책을 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다.  조금은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수도 있는  테러와 전쟁, 인간의 심리등을 다루면서도  '다니엘'과 '장'의 이야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마지막에 '에릭'을 통해  우리에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상품으로서의 내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나의 가치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정하는 거라는 말을,  더  가슴 깊이  기억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본문에서> 

나는 울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서 아무 것도 터져 나오게 해선 안 된다. 꾹꾹  눌러 참으며 차곡차곡 쌓아두어야 한다. 나는 분노의 감정들을 그러 모아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는다.  그 감정들이  빈틈없이 증오의 흐름으로 바뀔 때까지.  -본문 87쪽-

 

아, 베티, 내가 당신을 얼마나 돕고 싶은지,  당신을 끌어안고 함께 목 놓아 울고 싶은지 모를 거야.  제롬을 추억하면서, 그 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면서 마음 깊이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나눈다면 얼마나 좋을까? 더없이 소중하고 행복했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싶다면 그래야 겠지. 우리가 비극 앞에서  평등한 입장이라면  반드시 그래야 겠지.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나는 죄인이고,  당신은 희생자잖아. -본문 160쪽-

 

"일과 관련된  사람들은  나의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정할 뿐이야. 인간으로서의 내 가치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정하는 거야. 자네에게 고백하지만 지금껏 내 주변 사람들 눈에 내 가치가 별 쓸모없게 비친 건 당연해." - 본문  3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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