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신 택리지 : 살고 싶은 곳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1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신정일의 신 택리지  <살고  싶은  곳>

-  우리 땅을  더  사랑하게 된  시간이었다  -

 

 

 

    책을  읽다가 발견한 글 중에  마음이 끌리면서  딱 내 마음이다 싶은 구절이 있다.  '릴케'는  그의 저서인  '말테의 수기'에서  "아마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로  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오히려 여기서는 모두가 죽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라는 글이다.  하지만 다시  내 경우를 두고 생각해보니 과연 누가  진정으로 아파트가 빽빽한 도시에서,  탁한 공기를 마시면서  그렇게  매일을 맞고 싶을까 싶어진다.  나부터도 중년의 나이가 되어가면서  가장  꿈꾸는 미래는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면서 자연을 벗삼고 살고 싶은  심정인데......  다만 우리의 현실이, 삶이,  그렇지 못함이 서글플 뿐인데.  나도 자주 도시는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점점 이 도시에서 살면서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는 늘  시골 생활을 꿈꾸곤 했다.  언젠가는 꼭  아이들 자란 후에 도시를 떠나고 싶다고 넌지시  이야기하곤 한다.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살 만한 곳인지 보다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 땅을 살 만한 여력이 있는지가 땅을 고르는  주요 기준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꼭 명당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주택지의 명당조건이라는 '무릇 주택지에 있어서 왼편에 물이 있는 것을 청룡 이라 하고, 오른편에 길이 있는 것을 백호라 하며, 앞에 못이 있는 것을 주작 이라 하고, 뒤에 언덕이 있는 것을 현무하고 한다. '  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그런 곳이야 말고 명당 중에 명당이겠다 싶다.  딱 그런 곳에서  편안하고 한적한  미래를  꾸리고 싶은 마음이다. 

 

   예전부터  '이중환'선생님의  '택리지'를 한 번 읽어보려고 벼르다가  아직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번에   기회에 '신정일' 선생님의  이 책을  읽으면서 , 어렵다고 생각했던 택리지를 현대에 맞게  쓴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택리지'를  공부하고  그것을 기본으로  직접 30여년을  우리나라 산천을 답사하면서 만들어냈다는  책이라는데, 그런만큼  선생님의  노고와 함께   소중하고 값지게  읽었다.  중간 중간  이중환 선생님의 택리지의 중요 내용도 함께 나와있고,  그것에 대한  해설과 함께  다양한 사진들이 있어서  아주  좋은  공부가 되었다.  천천히 사진과 함께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니 살고 싶어 지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고, 우리 땅에 대한 생각이  새로워진다.  특히  결혼 후 경상도에서 오래 살아서 인지 책 속에서 명당으로 나오는 경상도의 이곳 저 곳은  가까운  날을 잡아서  꼭  한 번씩  다녀오고 싶어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부터 시작해서  어디에서 살아야 하는지 강가, 시내등  살기 좋은 명당들의 소개와 함께,  사대부들이 대를 이어 살았다는  곳까지  아주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  사실 그동안은 그저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전원생활에 대한 꿈이, 이제 더 구체적으로  이왕이면  명당이면 더 좋겠다 싶은 욕심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완벽하고 절대적인 명당이 있는 것도 아니며,  전혀 가치없는 불모의  땅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말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곳이 어느 곳이든,  이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꿈꾸는 노년의 내  고향이 어디일까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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