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그는 천재적인 소매치기

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쓰리

-  미워할 수 없는 그는 천재적인 소매치기  - 

 

 

이 아이는 이런 아이라고 세상에 그를 드러내고, 딱하다든가 놀랍다든가 하는  숙덕거림과 눈빛에 의해 그 작은 몸이 마구잡이로 조명을 받는 것처럼느껴졌다.  그렇게 계속  물건을 훔치다가 아이가 받게 될 상처와 미래를 걱정하면서  아이를 조금씩   도와주기 시작한다.  아이의 모습에서 지금은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것이고,  아이만은  자신과 같은 길을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에게 마음을 준다. 

     전문 소매치기 천재가 된  주인공 '니시무라'가 범죄의 길에 들어선  맨 처음은  아주 단순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어린 시절  배가 고파  삼각김밥을  훔치는 것을 시작으로,  놀이터에서  자신이 도저히 갖지 못할  장난감 자동차를 자랑하는 아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훔친다.  처음  물건을 훔쳤을 때 아이의 마음에  죄의식 같은 건  없었다.  아이의 눈에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그것을 손에 넣어 먹는다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는 건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타인의 룰은 타인이 만든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서서히 뜻대로  뭐든 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에서  남의 것을  하나씩  훔치면서,  수치심과 함께  또다른 쾌락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필요한 것뿐 아니라, 때로는 필요하지 않은 것 까지도 훔쳐서 그냥 버리곤 한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전율과 쾌락에 그는  완벽한 소매치기 전문가가 되었고,  결국은 범죄의 길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거리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처럼  음식을 훔치는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또 다른  마음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그는  빠져 나올 수 없는  손아귀에 걸려 들었다.  자신이 마음을 주던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니시무라도 그가 짜놓은  각본대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임무를 부여하는  '기자키'.  아무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가 써놓은 각본대로 누구든  범죄와 연관되어 쓰여지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  결국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기자키'와  '니시무라'의  대결이 벌어진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며 니시무라는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지금까지의 나 자진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했다.   나는 손끝을 재주껏 놀리면서 다양한 것들에 등을 돌리고 집단을 거부하고 건전함과 환함을 거부했다.    내 주위를 높은 벽으로 에워싸고 인생에 생겨난 어둠의 틈새에 비집고 들어가듯이 살아왔다. 

   정말 흥미롭고 색다른 책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소매치기를 하는 순간의 심리와  방법을  자세히  쓸 수 있었을까.    쉽게 알 수 없을  그들의  심리를 이 책을 통해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한편으로  그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앞에서  갈등하기도 하고,  즐기기도 하며  그렇게 깊숙이 그 세계에 점점 빠져들어  결국은 절대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과정들을  따라가면서, 결국 그들도  평범함 한 사람이길 가장 바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까  작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