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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미국 - 미국인들도 모르는 미국 속 이야기
이현주 지음 / 가쎄(GASSE) / 2010년 5월
평점 :
숨겨진 미국
- 너무 흥미롭고 놀라운 미국과 사람들 -

그저 흥미위주의 가십거리가 아닌 제대로 미국의 숨은 모습들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KBS 보도본부 국제 팀장'이라는 저자의 직책과 '이현주' 님의 여러 방송경력으로 우선 믿음이 갔다. 그리고 일반인이 아닌 뉴스와 늘 가깝게 있어야 하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그가 말하는 미국이 궁금했다. 책을 읽는 동안 그가 아니면 절대 쓰지 못했을 내용들을 만나면서, 정말 미국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본 느낌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니 못했던 내용들을 원인부터 시작해서, 과정, 그리고 현재의 결과까지 상세하게 알 수 있었고, '과연 미국이구나' 라는 마음과 함께 모든 면에 완벽하게 준비하고, 자국의 이익 앞에 철저한 그들이 부러운 부분들도 많았다.
취재 허가를 받아내기 까지 미국의 국방부등, 여러 기관에서 반 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소노라' 사막의 비행기 군단. 사막 한가운데에 여의도의 1.5배 넓이에 달하는 비행기 무덤에는 4천 5백여대에 달하는 비행기들이 모여있다. 이 비행기 무덤은 2차대전 종전무렵부터 만들어져, 지금까지 황금 알을 낳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말이 필요없이 질서있게 늘어선 비행기들의 사진을 보는것만도 놀라운 일이다. 이곳의 비행기들은 부품들을 찾는 여러 나라들에 의해 다시 부활하고, 이 곳에 있는 비행기 5대중의 1대 이상이 다시 하늘을 날게 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4장. 핵 전시 대비 국가 미국'편이다. 핵 전쟁을 대비한 지하의 핵 벙커는 잠실체육관 1.5배, 2500명이 두 달 간 버틸 수 있는 규모이며, 전시에 미국의 의원들과 배우자, 그 가족들까지 수용할 수 있다. 공기는 외부의 공기를 여과해 사용하고, 물, 전기, 식량까지 모두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이미 이 벙커는 1961년에 완공되어 31년간이나 비밀리에 완벽하게 관리가 되어왔다. 어느 것도 뚫을 수 없는 강철 벽의 이 벙커는 핵 전쟁시 미국 의사당의 역할을 하며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많은 부분 공사당시부터 노출될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조짐들이 있었지만, 비밀은 31년간이나 유지된 것이다. "물론 우리도 뭔가 비밀이 있다는 건 추측하고 있었죠. 그러나 때는 1960년대였습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였죠. 우린 질문을 할 수 없었습니다. 탐사 기자도, CNN도 없던 시절입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애국심이란 것도 우린 갖고 있었고요." 마을 사람 중 토박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비밀이 오래도록 유지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1992년 드디어 프리랜서 탐사보도 기자에 의해 벙커의 존재가 드러난 것이다.
수시로 총기사고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만 여전히 총기규제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오히려 가족과 아이들까지 나들이 하듯 축제처럼 이루어지는 '총기 쇼'들., 한 해 5천개가 넘는 총기 쇼가 열리는 나라. 1장 '무장의 나라'부터 7장 '미국 속 숨겨진 조선'까지 미국의 속 내를 제대로 들여다 보는 시간이었다. 부제목 '미국인들도 모르는 미국 속 이야기'처럼 그들의 비밀스러운 부분들을 알게 되면서, 그리고 그들이 혈맹이자 우방이라고 말하는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