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그린 그림 - 미술사 최초의 30가지 순간
플로리안 하이네 지음, 최기득 옮김 / 예경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거꾸로 그린 그림  -  누구나 하기 전에 처음 시도한 도전들  -



 

   많은 미술작품들과 작가들을 만나고,  가끔은 미술관이나 전시회 등을  구경하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미술사의 최초의 순간들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런  시도를 처음 했던 작가는 누구였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최초의 그림으로 발견된 동굴벽화를 시작으로  최초의 초상화,  최초의 사실적인 나체 묘사, 최초의 자화상등  그동안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봐왔던 모든 미술작품에는 어느 때인가 그것을 최초로 시도했던 작가가 있었다.  그저 무언가를 그려서 남기는 단순한 그림에서  다양한 기교들을  묘사해내는 미술작품들의 발달과정에는 항상 처음이 있었다.  미술관련 책읽기를 즐기는 편이어서  여러가지 미술서적을 읽고는 했지만,  이렇게  미술사 최초의 순간들을  모아서 집필한 미술관련서는  색다른  경험이었고,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최초의 자화상을 그린 '에이크'는  1433년  화가인 자신을  그린다.  이 책의 표지 그림이기도 한  '자화상: 붉은 터번을 두른 남자'는  그 시대 화가로 성공했던  에이크가  가장 뛰어난 화가를 시켜 자신을 그리게 하고 싶었는데, 자신을  충족시킬만한 화가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스스로 자신을 그린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초상을 그린 액자 위에  ' 나 스스로 잘 할 수 있으므로'라는 문장을,  아래에는  '1433년 10월 21일 '에이크'가 나를 그렸다'라는 문장을 새겼다고 한다.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화상을 그렸고,  그것이  최초의 자화상이 된 것이다.  누구도 자신이 충족할 만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자신감에서  거울을 통해 자화상을 그렸다는  글을  읽으면서,  화가 스스로 느끼고 있었을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결국 자신을 스스로 그리게 했고, 최초의 자화상이  탄생했으며 이후 많은 화가들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그리는 자화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 작가나  그림을 알아가는 것이 더 흥미롭기만 하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에   너무나 잘 알려진  '미켈란 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성직자중에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이 나체인 것에 경악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명화 중 하나인 이 그림이 사창가에서도 수치심으로 눈을 돌릴 정도의 그림이라고 평가되기도 했으며,  그림이 너무도 사악하다는 이유로  완전히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 때 그 주장이 받아들여 졌다면,  지금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라는 걸작은 우리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철거가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교황이었던 '바오로 4세 교황'은  미켈란 젤로의 제자인  '다니엘레볼테라'를 시켜서 벌거벗은 부분마다 옷과 천으로  덧그리기를 지시했고,  이후  볼테라는 '옷수선공'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가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작품들이 과거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초기  새로운 시도들을 했을  미술가들의  노력들과 시대상황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러가지의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이후  시대가 바뀌면서,  미술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면서 발전해 왔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미술사 공부를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었다.  현대미술을  만날 때마다 도저히 전시회에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작품들을 만날 때나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작품세계를 시도하는 작가들을 볼 때마다,   미술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작가에 의해 새로운  눈으로 발견하게 되고,  그들의  생각을 통해 발견된 모든 것들이  미술작품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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