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소설과 한 발 더 친해지는 방법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0년 4월

명탐정의 규칙  -  미스터리 소설과 한 발 더 친해지는 방법  -
 
   '백야행'을 시작으로 너무 좋아하게 된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  이후에  작가의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더 추리소설도 좋아하게 되었고, 작가에 대한 호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읽은  ' 성녀의 하루'까지  이 작가의 책이라면 일부러 벼르면서 읽고 있었는데,  이 번에는 드디어 독자인 우리를  이야기 속에 수시로 등장시키면서, 그동안  일반적이 추리소설에 자주 등장하던  비슷비슷하고 뻔한  트릭들에 대해  비판한다.  사실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나름 이런 저런 작가의 책들을 많이 읽은 편인데,  어느 정도 책을 읽다 보면  정말 트릭부분을 발견할 수 있기도 했었다.
 
   그럴 때면  정말  추리소설이 다 거기서 거긴가 보다 하면서 조금 시들해지기도 해서 추리소설의 묘미인  숨막히는  책읽기가 안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 번에 읽게 된 이 책 '명탐정의 규칙'은  짧은  추리소설들이 여러 편 나오는데,  읽다 보면  기존의 추리소설 어디선가 꼭 나왔던 내용들이 많다.  작가는 매 작품마다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뻔한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와 그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잘  잡아내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여러가지 단편들을 모은 추리소설 책이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나왔던 많은 추리소설에 대한 비판적인 책이다.  그저 뻔한  탐정과 형사, 그리고 범인,  범인이  사용한 트릭들......을  한 가지씩  드러내놓고  지적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추리소설에 대해, 작가들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정말 추리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아무도 생각한 적이 없었던  트릭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창작의 고통일지 조금은 알 것만 같았다.  아마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이  늘  많은 인기를 얻는 이유도,  다른  추리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숨막히는  전개와,  트릭들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인기있는 추리소설을 써오던 작가가 이 책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작품들을 연구하고,  공부했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책 속에 작품마다 등장하는 주인공은  바로 사립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로'와  수사과 경찰인  '오가와라 반조'이다.  둘은  모든  이야기에 등장해서 사건들을 해결해가고,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그렇듯이  사건은 결국 경찰인  '오가와리 반조'가 아닌  명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로'가 해결한다.  그동안 많이 다루었던  밀실살인, 다잉 메세지등 다양한 트릭들이 등장하는 소설은  늘 생각한대로 결론이 나고, 지금까지의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어떤 마음일지 그 부분을  지적한다. 
 
  추리소설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읽어왔던  추리소설들을   읽으면서 그 속에 어떤 트릭이 숨어있고,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는지  살짝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그동안 읽었던 작가의 책들이 더 가치있게 느껴졌고,   다른  추리소설들에서 볼 수 없었던   트릭을 꾸준히 연구하는 작가의  노력들이  더 빛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