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꺼야  -  서현아! 하늘나라에서 부디 행복하길  -
 
  자식을 키워 보지 않은 사람은 자식을 키운다는 것에 대한 한없는 기쁨과,  어려움을 잘 모른다. 감히  그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는 절대로 다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딸을 먼저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엄마는 절규한다.  자신이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참 독한 것이 인간이라 말한다.  어떻게 미치지 않고 버티는지.  나 또한  자식을 키우는 부모이자,  작은 아이가 중학교 2학년 딸아이다.  책을 펼치면서 시작된 눈물은  서현이를 보내는 마지막 제주도의 바다를 함께 하기까지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유난히 눈물이 많아  가족들에게 놀림을 받을 만큼 잘 울기도 하지만,  자식을 앞세운 엄마가 써 나가는,  견딜 수 없이 아파하는 딸의 절절한 병상일기를  읽어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히려 미안할 뿐이다. 감히, 어찌  말 장난 같은 위로를 할 수도 없다. 
 
   방송극 작가인 자신의 직업 때문에 무수한 글들을 써왔지만, 저자는 자신이 써왔던 글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말한다.  딸의 병을 알고 부터  병상일기를 써오던  자신에게  딸의 아픔을 글로 기록하고 있는  모습조차 혐오스러워 한다.  자신이 글쟁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무섭게  느껴지는지  진저리를  친다.  겪어보지 않고 써냈던 많은 글들은 모두  틀렸다.  수시로 좌절하고, 수시로 울부짖는 엄마의 처절한 모습은  자식을  보내기 싫은  몸부림이다.  그날 밤 난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골방에서 뒹굴며 기도했다...내 딸을 살려 달라고, 그리하실 거라면 지금 당장 그 증거를  내놓으시라고 생떼를 쓰며.  모태신앙으로 오래도록  하나님을 믿었던 엄마는 수시로 떼를 쓰고, 기도하고, 울부짖는다. 왜 착하기만 한, 아직 너무 어리고 예쁜 내 딸이냐고...... .
 
  딸아, 네가 그토록 사랑하고 의지하는 이 엄마마저도 네 짐을 대신해 줄 수 없구나.
부디 이 미련하고도 자격 없는 엄마를 마음껏 원망하렴.
그리고 제발 그 힘으로라도 일어나다오.
 
  서현이는 발병 후 수 차례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지쳐간다. 때로는  골수를 기증받고  다시 삶의 의욕을 보이지만,  결국  어느 순간 이겨내기 힘들거라는 사실 앞에  모든  것을 인정하는  그런 아이이다.  얼마나  반듯하고  예쁜 아이인지.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을까.  하느님은 왜 서현을 그렇게  일찍 데려가야 했을까.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오래도록 서현을 생각했다.   그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 처럼  부족하고 또 부족한 사람에게  삶에 대해 다시 진지해지고,  서현이와 그 가족들이 그리도 함께 하고 싶었던   평범한 일상을 사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게 한다.   살아간다는 것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우리가 정말  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서현을 통해  배운다.  한 엄마로, 어른으로,  서현이의 떠남이 너무도 안타깝고,  미안하기만 했다.  서현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너의 그 말처럼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말고 늘  행복하리라 믿고 또 믿는다.  너무도 예쁘고 또 예쁜 서현이니까.  덕분에 골수기증에 대해서도 더 고민하게 될 것같다.   더 많이 철들고 있는 나를 느낀단다. 
 
  Hodie mihi, cras tibi
(오늘은 내 차례, 내일은 네 차례)
서현아! 서현엄마
죽은 이가 산자에게 던진 이 경고를 늘 가슴에 담아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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