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슬라이딩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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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으로 슬라이딩  -  포기는 없어! 우리만의 리그를 만들다  -
 
   "난 정말 야구를 하고 싶어. 난 야구가 없으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이해되니?"
 
  야구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아이 조엘은 14살 소녀다.   이사오기 전 살던 곳에서는 학교 야구부였고,  실력도  인정받는 좋은 선수였다.   하나뿐이 오빠도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가족들도 전폭적으로 조엘이 하고 싶은 일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사를  하게 되면서 야구를 할 수 없는 위기가 닥친다.  이사한  '후버중학교' 야구부에는 여자선수가 없다.   대신 여자아이들은 야구와 비슷한 소프트볼을 하면 된다.  그것이  지역 교육 관계자들의 방침이다.   하지만  야구와 소프트볼은 너무도 다른 운동이고, 자신은 반드시 남자들만 있는 야구팀에 들어가  진짜 자신이 하고 싶은 야구를 계속하기를 원한다.  야구코치를 찾아가고,  교장선생님을 찾아가고,  교육감을 찾아가지만 결국 모두 거절을 당한다. 이유는 여자아이들에게는 소프트볼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더군다나 야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이  조엘의 야구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책을 읽었다.  청소년용의 책으로는 약간 도톰한 책이었지만,  조엘과  함께 일을 처리하는 마음으로,  조엘이 실망할 때 함께 실망하고,  조엘과 함께  답답한 제도들,  그것들을  주장하는 어른들에게 분통을 터트리며 책을 읽었다.  신문사를 통해 마지막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잘못된 문제들을  지역의  관심거리가 되도록 만든다. 그리고  관심있는 여러 사람들의 지지와 함께, 결국  여자 아이들만의 리그를 만들게 된다.  한 가지씩 자신에게 닥친 위기 앞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해결해가고, 드디어  '그린삭스' 야구단을 만들어 내고 다른 야구팀도 구성되어,  여자아이들만의 야구경기가  펼쳐지기 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항상 이기는 사람은 없어, 조엘. 
네 주장을 펼치고 일이 어떻게 되는지 그저 보는 게 다일 때도 있어.
때로는 이기기도 하고 때로는 지기도 하지. 그리고 어쩔 땐 그것이 공정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해."
 
  아이들을 키우면서 정말 조엘 처럼 커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나도   지금 15살인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조엘에게 참 많은 장점들을 발견했다.  조엘이  부당하고 생각되는 일들을  스스로 처리하는 과정들을 통해,  자주 우리 아이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  공부만을 강요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이 바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마음,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쳐보는 마음이다. 하지만 어디 그런 일들이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인가 고민해보니 역시 어른들의 문제였다.  잠시도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공부와  관계없는 일은  무의미한 일로 생각하며 무조건 경쟁 속으로  아이들을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했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특히 남자 아이들까지도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아울러  저자가 썼고 여러  단체에서 필독서로 지정받았다는  '트루먼 스쿨 악플 사건'도  꼭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책을 함께 읽은  딸아이도  너무 흥미롭게 읽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나와 대화하면서  더 생각이 많아졌다는걸 알 수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소설을 읽다 보면 아이만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덕분에 아이가  많은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래서 점점 더 아이들 성장소설이나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자꾸 깊어진다.
 
  조엘은 '그린데일'로 이사 오면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이 끝나기는커녕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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