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시간 사계절 1318 문고 61
지크프리트 렌츠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침묵의 시간  -  침묵과 함께 지켜지는  순수한 사랑  -

 

   우선 작가가 여든 다섯 살에 쓴 연예소설이라는 말에 더 관심있게 책을 읽었다. 정말 섬세하고  청순한  사춘기의 사랑의 감정들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작가에 대해 존경심이 생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겠지만,  선생님과 사랑에 빠지고 그 선생님이 떠나간 후의  아픈 사랑의 감정까지  모두가 너무도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야기이다.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년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안타까움에  소리없이 우는것 밖에  할 수 없지만,  그러면서  침묵 속에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다.

 

  상상해 봐요, '슈텔라'. 우리가 새지기 영감의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당신과 나 이렇게 둘이서요. 나는 선착장에 이런 푯말을 세워 놓을 생각이에요.

 '여기에 배를 대면 안 됩니다.'

 

 

  '크리스티안' 과 '슈텔라'는 젊은 여교사와 사춘기 제자사이이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생기고  잠시나마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어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그 사랑은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는 사랑이자 순수했던  사랑이다.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 속의 두 사람은 너무도 진실한 사랑의 감정을 갖는다.  그저 단순한 연애소설로 느껴지는 책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과 그 사랑을 느끼는 순수한 소년의 감정을 통해  아름다운 사랑, 진실한 사랑의 감정들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진다.

 

  모든 것을 바쳐 사랑했고, 그녀와 함께 모든 시간을 나누고 싶었던  '크리스티안'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빠진다.  그렇게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회상하며 스스로 조금씩  아픔을 치유해간다.   치유는 침묵 속에서,  서서히  이루어지고,  선생님을 향한 사랑을 감정들은  비극이자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는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하는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사랑했던 순간의 행복에 대해 지키는 방법은 침묵하는 방법이다.  조금도 유치하지 않고, 전혀  천박하지  않으며,  너무 뜨겁게 다가오지 않는 사랑이야기지만,  그래서 더욱  가치있게 다가오는  순수의 이야기이다.

 

   순간 나는 깨달았다.  저기 떠가는 꽃들이 내 젊음의 영원한 비극으로 기억되는 동시에,

상실의 아픔을 보듬는  크나큰 위안이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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