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위하여 - 그리운 이름, 김수환 추기경
한수산 지음 / 해냄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용서를 위하여  -  뉘우치지 않는 이를 용서하기까지  -
 
  참 쉽게도 잘 잊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벌써 추기경님을 잊어가고 있었다. 참 감동하며, 눈물 흘리며 떠나는 모습을 아쉬워  했었는데......
작가 '한수산'님의  이 책을 통해 다시 추기경님의 발자취를, 그 분의  '항상 사랑하고 용서하십시오' 라는 마지막 말씀을  다시  생각하고 다짐해보는 시간이었다.  늘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며  사는 것, 너무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말이다.  그리고 항상 용서하는 마음 역시 나같은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도 어렵고 힘들기만 한 일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수록 용서라는 것에 대해서, 용서하는 마음이 다시 내게 어떤 위안이 되어주는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사실 용서할 일보다 용서받을 일이 더 많지 않은가 뉘우쳐보는 마음이다.
 
내 하루하루가, 숨 쉬고 있는 내 몸이, 그리고 나의 내일이 말라 비틀어지다가 까맣게 오그라드는 것이 보인다.
 
   감히 내가 누구를 용서하고 말고 할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작가인 '한수산'씨가 겪었을, 평생 지울 수도, 지워지지도 않을  고통을 생각해보니 정말 쉽게 용서라는 말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책장 구석 구석마다 그분의 아픔이 느꺼진다.  그저 글을 쓰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에게 닥친  육체적인 고문과 함께 평생 치유되기 힘든 정신적인 고통이  안타까웠다.  고문하는 부분이 어찌나  잔인하고 고통스러운지,   읽는 일이 힘들었다.  직접  그  당사자가 쓰는 글인 만큼 그의 아픔이 처절하게 담겨있는데,  나는 그 글조차 읽기가 힘들었으니  어찌 용서라는 말을 떠올릴 수 있겠는가.
 
  최근에 믿음이라는 것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러한 때 읽은 '용서를 위하여'는 내게 믿음에 대해,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작가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믿음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잘했다 싶은 마음도 든다.  우리 보잘 것 없는 인간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마음, 용서의 마음이 종교의 힘을 빌려서  행할 수 있고,  그것이 정말 가능하다면  믿는 마음을 갖는 일은 너무도 절실하다 싶다.  너무도 용서할 수 없어서,  반드시  용서해야 하는 마음을 조금은 알겠다.
 

 
화해와 일치는 남을 받아주고 용서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용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책을 읽다 보면   참 절실하게 글을 썼겠다 싶은 글들이 있다.  아무리 세월이 지났지만 자신의 암울했던 과거의 일들을  그때의 감정 그대로, 지금의 감정 그대로 써내느라 참 많이 아팠겠다 싶은 마음으로  읽었다.  자신의 과거와 함께, 추기경님의  삶을 따라가면서, 아픈  과거를 글로 옮기면서 조금이라도 치유하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래본다.  돌아보면  참 많이 미워하면서 살아왔다 싶은 날들이 내게도 많다. 하지만  한 살씩 나이 들어 가면서 용서하고, 용서받고, 그러면서 살고 싶다.  정말이지 늘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고 싶다.  늘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또 한 번 다독여 본다. 잘 해보자고......
 
용서는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수행이라고 했다.
미움과 질투와 원한, 우리들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행복에 이르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고,
그 장애물을 뛰어넘는 유일한 길이 용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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