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지만 경고의 메세지인 것이다

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러브차일드  -  잔인하지만 경고의 메세지인 것이다  -

 

  사실 읽는 동안 그리 즐겁지 않았다. 아니 많이 괴롭고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내용의 책이었다.  그러나 힘들게 읽은 만큼 오래도록 머리 속에서, 가슴속에서 떠나지 않을 소설이다.  어쩌면 벌써 우리가 알게, 모르게 소설 속의 많은 부분들이 우리의 현재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 외면하고 싶었을 것이다.  시작부분부터 심상치 않다 싶었다.  낙태에 대해 이보다 더 강력한 메세지가 있을까 싶었고,  태아 4명중 3명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서,  불법이라면서, 전혀 불법이 아닌, 너무도 당당하게 행해지고 있는 낙태에 대해서 심각하게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의료 폐기물' 이라는 말조차 너무도 잔인하다.  하지만 정말 소설처럼 그렇게 처리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한 부분이다.  한 생명이  빛도 보기 전에 자신을 만든 부모에 의해서 버려지고 쓰레기처럼 떠도는 모습은 잔인하고, 처참하지만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청소년기 혹은 그 이전부터  성은  점점  개방되고,  자유롭게  되어가면서도  그것에 따른 책임감은 없는 상태에서 바로 이런  아이들이 생겨나고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자랄 때보다 훨씬 성에 대해 민감하고 성숙함에 당황할 때가 많고, 그래서 걱정도 더욱 앞선다.  60세 이상의 나이는 없고, 그 이후부터는 자신이  폐기물로 처리될 날을 기다리며 심사를 받아야 하는 노인들.  그들은 세상에 쓰레기처럼 가치없는 존재들로  살아있어도 살아있다고 말 할 수 없는 존재들이 된다. 

 

  '러브 차일드'는  사랑으로 인해 만들어진 아이들을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랑으로 인해 버려지는 아이들을 말하는 것인지, 혹은 과거  사랑스런 아이들이  늙고  병들어 폐기물이 되어감을  의미하는 것인지......제목에 대해서도 한 참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 책은  미래에 대한 경고이자, 현재에 대한 경고이다.  우리 한 사람마다에 대한 경고이자,  우리 인류에 대한 경고인 것이다. 그래서 두렵고  싫지만,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작 그 때가 되면 생각할 겨를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이런 미래를  함께 걱정하고 수와 진이 우리가 아니길, 우리의 아이들의 일이 아니길  원한다면,  생명에 대해, 인간에 대해, 다시 진지해지라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