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최준영 지음 / 자연과인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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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최근 들어 인문학에 대해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인문학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된 분들까지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만약 이 책을 읽지 못했다면, 여전히 어려움에 처한 노숙인이나 힘겨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금전적인 도움이나  먹거리 등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책이 저를 살렸습니다'에 나오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와, 어려운 환경에 처하신 분들에게 인문학 수업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알게 된 지금 이 '책이 저를 눈뜨게 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누구든 어떤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기자신에 대해서 비참하다는 생각과, 모든 것이 자신이 부족해서 벌어진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비애감에 빠져서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저 되는대로 살자는 식으로 술기운, 약기운에 기대서 살아가게 된다. 그런 힘든 상황에 처하면 물론 하루 하루가 살아가기 버거운 일이기에 한 푼이 아쉽기도 하고, 한 끼가 아쉽기도 하겠지만 그런 물질적인 도움과 더불어  자신에 대해서 자존감을 다시 찾는 일과, 자신감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말에 너무도 공감한다.  누구나 어려운 일을 당할 수 있고, 그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내가 다시 노력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사람은 자리가 만들어 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사업을 하던 남편이 힘들어지고, 여러 주변여건과 함께 돌아가는 사업의 경우 나 혼자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주변의 상황이나, 사회적인 영향으로 한꺼번에 어려움이 몰려옴을 겪게 되었다. 남들이 말할 때는 알지 못하던 일들, 다른 사람이 어려워지면 왜 그런 상황이 될 때까지 갔을까 의아해하고 비난하던 것들이 내 일이 되어 다가왔다. 노숙인인 사람이 처음부터 노숙인 이었는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어쩔 수 없는 힘든 상황 때문은 아니었는가? 지금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빈부 격차의 문제는 없는가? 돌아볼 일이다.
 
  인문학 교육은 생각하는 삶을 살게 한다. 과거를 성찰하면서 현재를 생각하게 하고, 현재를 성찰하면서 미래를 설계하도록 사는 게 인문학 이다. 노숙인 이라고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
 
  나도 한 때는  아주 부정적으로 노숙을 하는 분들이나 죄를 짓게 된 사람들을 대하곤 했다. 얼마나 게으르면, 몸 성한데 왜 이런 곳에서...... 나름 잘난 사람마냥 그렇게 생각하며 별로 달갑지 않았다. 그러다가 남편의 일이 힘들어지고,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지만 내 힘으로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기를 쓰고 덤벼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 그럴 때 함께 손잡아 주는 일, 한 끼의 먹거리가 아니라 함께 사는 세상을 생각하며 진정한 도움을 손길을 내미는 일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1년에 두 분씩만 보내주세요. 그 이상을 힘들 것 같아요."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 어디서든 사람 살만한 세상이다. 나부터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뭉클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을 아는가? 그들에게 우리가 내미는 작은 희망들이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몸부림치는 삶을 살리는 동아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까. 어려워본 사람들이 어려운 사람들을 더 잘 알고, 힘든 사람들이 오히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더 잘 아는거 같다.  그래도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성프란시스' 대학이 있고, 다른 여러가지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가 있다는 사실과, 음으로 양으로 그들을 도와주시는 저자와 같은 분들과, 다른 많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통도 이겨낼 수 있다.'  이 말이 이 책의 인문학 강좌의 필요성에 대한 그들이 변해가는 것에 대한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흔들리면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도종환'님의 이 시는 나도 좋아하는 시였는데 이 책속에서 다시

발견하니 너무도 책의 내용과 함께 가슴에 박히는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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