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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다락방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엄마의 다락방 - 엄마의 통해 알아가는 과거와 현재의 나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우리가 언제 주의를 집중해야 하는지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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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어깨 위에 이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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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나면서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어리석음 속에 갇혀 사는 걸까요?
읽는 동안 자꾸 내 사춘기의 기억과 그때의 마음상태가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주인공 '마르타'의 반항과 갈등은 그대로 예전의 내 모습처럼 다가왔다. 나 역시 한참 예민했던 시절에 이런 저런 책들을 접하면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아로 인해 많은 방황의 시간을 가졌었다. 그 때의 유일한 벗은 책과 일기장이었다. 모든 것에 반항하는 마음이면서 내성적인 성격으로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그런 저런 것들을 일기장에 풀곤 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들춰보니 그 시기의 방황은 그저 쓸데없는 시간이 아니었고, 그런 자기 자신과의 깊은 고뇌들을 통해 내가 더 성숙해갔다는 것이 어른이 된 이후에 아름답고 소중하게 다가왔다.
할머니와의 갈등, 그리고 할머니와 살면서 듣지 못했던 엄마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과거를 할머니의 죽음이후 처음으로 들어간 엄마의 다락방에서 한 가지씩 발견해간다. 엄마의 일기장과 사진, 그리고 작은 실마리들이 '마르타'의 과거로의 여행으로 이끌고 결국은 아빠와 다른 친척들을 찾아가면서 스스로 삶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엄마의 기억조차 없었지만 엄마의 일기장을 통해 엄마가 자신을 사랑했음을 알게 되고, 할머니 역시 엄마를 사랑했고 자신 역시도 너무나 사랑했었다는 것을 알아간다.
엄마의 다락방에서 발견한 아빠의 편지는 엄마뿐 아니라 자신까지 인정하지 않는다. 임신사실을 듣고 엄마가 아빠로부터 받았던 편지는 아무 책임감도 없이, 그저 임신한 엄마만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마르타'는 아빠를 찾아 나서고 아빠의 삶의 방식을 알아가면서, 한 번도 자신을 찾지 않았고, 자신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고 그저 어디든 구속받거나 함께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아빠를 본다. 대책없이 순진하기만 했던 엄마가 더 안쓰럽고, 엄마의 운명을 생각하며 아빠를 증오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아빠역시 참 외롭고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빠가 두려워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시간은 다른 방법으로 '마르타'가 성장해 가는 시간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내 삶을 파괴해 버린 작은 시한폭탄 같은 너를 한 번이라도 안아 주었더라면 아주 좋았을 것이다.
-아빠가-
딸의 임신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 딸이 자신을 찾아 왔을 때도 한 번 안아주지 못하고 자신 속에 얘기를 하지 못했던 아빠는 죽음과 함께 마지막에 딸아이에게 긴 편지를 남긴다.
[엄마의 다락방]을 읽고 나니 전작인 [마음 가는 대로]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마음 가는 대로'를 검색해보니 전 세계 2천만 독자가 선택한 책, '공지영' 작가가 추천한 책, 이탈리아 및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품......등 전작의 이력은 아주 화려했다. 내 딸아이가 딱 사춘기여서 이 책을 권하기 전에 전작부터 구해서 권하고 싶어지고, 나도 역시 '엄마의 다락방' 이전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누구나 아픔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그 아픔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알아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