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숨 장편소설
김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 가족에 대한 새로운 시각-

 

  사실 처음 한동안은 읽으면서 많이 당황스럽고 특이하다 싶은 책이었다. 인간을 물, 불, 공기...등으로 각각의 다른 성격을 가진 가족들이 한 집에서 살아간다.  소설은 현실인가 싶으면, 그 현실과 꿈이 조화된 것처럼 가끔은 너무 추상적인 장면들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책 속의 아버지는 불이다. 불인 아버지는 저수지였던 터에 집을 짓게 되고,  저수지의 삼 백만 톤이나 되는 물은 터전을 잃게 된다.  물인 엄마는  수시로 얼음이 되었다가 물이 되었다를 반복하다가  수족관에서 죽어간다.  이 글의 화자인 소금은 이 집안의 큰딸이다. 항상 엄마인 물을 그리워하며 가정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그 속에서 늘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리고 여동생이자 쌍둥이로 태어난 금은 이 집안의 희망이다. 아버지는 금에게 모든 것을 기대한다.  마지막 막내동생은 공기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다양한 책들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표현의 책은 처음이어서 읽는 동안 생각이 많아졌다. 한동안 예전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자꾸 떠오르기도 하면서 가족의 성격과 서로 합쳐지지 못하고, 겉돌며 방황하는 모습과 행복하지 못한 가족의 모습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에 대해, 집이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전에 여동생과 남동생이 아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한동안 미신을 쫓던 엄마는 두 동생은 서로 원수끼리 만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소한 일로도 서로 부딪치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런 저런 것으로 풀어주고자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그 때 엄마 말씀이 서로 물과 불같은 사이라는 말을 했었다.

 

  지금은 안타깝게 한 동생이 먼저 세상을 떠나 서로 으르렁 거리는 모습조차 볼 수 없고, 그것도 벌써 사춘기 시절의 이야기로 아주 오래된 추억같이 되어 버렸지만,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물, 불, 공기, 금, 소금 그리고 나중에 태어난 조카 납의 존재까지 자꾸 내 가족들과 연관 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처음에는 당황스럽고, 또 자주 이해가 되지 않던 소설이 어느 정도 읽어 나가면서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거침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가족이란 정말 책처럼 서로 늘 부딪치면서 해답이 없지만, 그래도 한 가족이기에 그들이 끝까지 한 집에서 어려운 상황들을 만나듯이 그런 사이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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