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 행복한 비움 여행
최건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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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행복한 비움 여행-

 

  * 도시를 떠나 올레를 찾는 사람들은 문명의 혜택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자 한다. 문명은 고압적이고 차별적이다. 어떤 계급적 층위가 느껴진다. -63쪽- 문명이 발달하면서 현대인들은 스스로 걷기를 포기하고, 문명 속에 자신을 엮어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온전히 걷기, 느리게 걷기, 생각하면서 걷기를 할 수 있는 올레길을 따라가 보라고 말한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몸과 마음을 온전히 비울 수 있는 행복을 맛보라고 말한다.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정말 힘들다, 지친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지치고 힘든 일상들,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번민들에서 벗어나 올레길을 밟아보고 싶어진다.  저자의 말처럼 여럿이 함께 떠나는 것보다, 혼자 떠나보는 여행 길도 참 좋겠다. 나를 돌아보고,  빈 자리만큼 행복을 채워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문명에서 벗어나 제주의 깊은 속살들이 감싸주는 골목에 서고 싶어진다.

 

  거센 바닷바람에 까맣게 타셨을 주름진 얼굴을  하고 계실 아직 때묻지 않은 토박이 어르신들도 만나고 싶고, 저자가 소개한  생각과 달리 절대 비리지 않다는 갈치국도 맛보고 싶다.  '모든 사람이 걷는 길이 아니더라도 나 홀로 걷는 길이 인생이 아닌가'라는 그 말처럼  달랑 배낭하나 짊어지고 나만의 여행 길에 흠뻑 취해보고 싶어진다.  늘 아이들, 가족생각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 혼자만의 여행길이지만, 마냥 떠나고 싶어진다. 사진작가인 저자의  근사한 사진들이, 제주의 바람결까지 담겨 있어서 일까.  마구 바람소리가  들리면서 바다 냄새, 바람 냄새가 난다. 그래서 나를 올레길로 달려가고 싶은 바람이 들게 한다.  훌쩍 떠났다가 돌아오면 일상이 더 소중하고 즐거울 것만 같다.  요즘 올레길이 나를 마구 흔들어 놓는다.

 

   행복에 대해서 갈수록 많은 생각들을 하곤 했었다.  조금 더 갖게 되면, 그때는 행복할 것만 같고, 조금 더 아이들이 잘 해주면 그때는 더 없이 행복할 것만 같고. 늘 이유가 있어야 행복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책 속에서 진리를 발견했다.  제주도를 걸으면서 "행복합니다" 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왜요?"하고 물어보면 한결 같은 대답은 "그냥" 이다. 행복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행복한 것이다. 얼마나 좋을지. 그냥 행복하다 생각하는 마음은.  사진들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 하는 깊이있는 글들을 대하니 마냥 나도 행복해진다. 행복이란 정말이지  그냥 모든 것이 행복하다 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마구 달려가고 싶어지고, 글을 읽으면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어서 꼼꼼하게  천천히 즐기면서 책을 읽었다.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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