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 감각의 독서가 정혜윤의 황홀한 고전 읽기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0년 3월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감각의 독서가 '정혜윤'의 황홀한 고전 읽기)
 
  학창 시절부터 책읽기를 좋아해서 여고 시절 문예부라는 곳을 들락거리기도 하고, 밤새워 고전을 탐독하기도 했다.  벌써 내 나이도 중년이 되었으니,  가물 가물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책읽기는 나의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오로지 나에게 바치는 나만의 시간이다. 예전에는 주로 인기있는 책이나 고전위주로 책읽기를 하다가, 너무 편식이 심하다는 생각에 최근에는 다양한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는 편이다. 어느 책이든 내게 감동이고, 공부고, 휴식의 시간이다. 모든 글을 쓰는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되도록 그들이 쓴 책에서 배울 거리를 찾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러다가  또 다시 돌아보면, 역시 내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머리에, 가슴에 남는  책은 고전이다. 고전 읽기는 과거로의 여행이며,  여고 시절의 감정을 다시 밟아가는 추억으로의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내성적이고 있는 듯, 없는 듯 별 관심대상이 아니었던 나는, 오로지 책읽기를 할 때만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제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내 아이들이 내가 책읽기에 빠져 사색하기를 즐기던 딱 그 나이가 되었다.  자주 딸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이 내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그리고 이제 인생 살이 달고, 고단함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지금 다시 고전이 그립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다른 감정으로 고전 읽기를 해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너무도 반갑게, 기쁘게 '정혜윤'님의 이 책을 읽었다.  읽으면서 아직 많이 부족한 나를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목차의 열 다섯 권의 책 중에 절반정도는 읽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아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생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더 소개된 많은 책들 역시 읽었던 책들도 있고, 읽어야지 벼르던 책들도 있었다.  그런데 무슨 욕심인지 읽은 책까지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정혜윤'님의 리스트를 따라 도전하고 싶어진다.  너무 오래 전에 읽은 책이어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책부터, 내가 전혀 그 방향으로는 생각지도 않았으나,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이 깊어지는 책들도 많았다.  몇 달 전에 집 근처 걸어서 10분거리에 시립도서관이 생겨 물 만난 고기마냥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는데,  이제 고전 읽기에 빠져 더 자주 드나들 것만 같다.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고전 읽기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신간들처럼 예약을 하거나 기다리지 않아도 다양한 출판사의 여러 권의 책이 있어, 그냥 바로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