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김의담 글, 남수진.조서연 그림 / 글로벌콘텐츠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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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상상과 몽상의 경계에서

  한참 사춘기 시절  참 생각도 많았고, 고민도 많아 자주 일기장에 이런 저런 것들을 끄적 거리곤 했다.

그 때는 힘들다 생각했던 많은 고민들이 지금 중년의 나이가 되어 생각하니, 모두 너무 예쁘고 순수하기만 했던 추억으로 세월을 안고 상자 속에 남아있다.  때로는 되지도 않는 그림과 함께 낙서처럼 일기쓰듯이 써내려 가던 시간들이, 이 책을 만나면서 마구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살다보면  가끔은 이렇게 마음 밭에도 물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냥 노상 바쁘다 힘들다 싶을 때라도 내 마음도,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끌어안아 볼 일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많이 공감하면서  오랜 만에 편안하게 따뜻하게 읽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거울 속 아수라 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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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이런 얼굴로 사람을 만난 것인가?'

 

어리석은 시기와 삐딱한 자존심으로 옹졸해지고,

끔찍한 조바심에 앞을 바로 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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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알 것 같다.

이 미운 얼굴의 나는, 누구의 탓도 아닌 조바심의 산물이라는 것을.

 그림을 그린 작가가, 글을 쓴 저자가 갑자기 너무 친근하고 나처럼 느껴진 글이다.
가끔 거울을 보면서, 혹은 뒤틀린 내 마음을 발견하고 놀라면서 자주 생각했던 사람, 아수라백작
내가 나를 바라보다가 무심코 어느 순간,  한 사람이면서 전혀 타인처럼 느껴질 때마다 자주 내가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나오던 아수라백작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때로는 천사같은 나를 만나다가, 갑자가 악마가 되어 있는 다른 나를 볼 때면 나도 그가 무섭다. 아수라백작처럼.  그래서 또 내가 많이 부족함을 느끼고 또 배워야 함을 느끼곤 한다. 배워도 배워도, 살아도 살아도 또 가끔 만나는 거울속의, 가슴속의 아수라백작이 있다. 평생 그럴 것만 같다. 나는. 

  순간 순간 힘들다, 그만하고 싶다 싶을 때  '때론 타인의 삶이 좋은 약으로 작용할 때도 있으니까'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할 순간들이 있다.  그저 힘들다 하고 가만 있을 수만은 없을 때, 나도 주위를 둘러본다.  마냥 어리광만 부릴 어린 아이라면 좋겠지만, 이제 나는 더 이상 누구도 관심 갖고 달래주는 나이가 아니기에, 나 스스로 살아낼 방법을 찾는다. 상처는 또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딱지는 어느새 떨어지고, 그러면서 또 가끔은 행복하다 그러면서 산다.  천천히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내 마음과 참 많이 닮은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은 같은데 절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게 나를 돌아보면서  읽고, 보는 시간은 행복했다.  잔잔하고 편안했다.  나만 그렇지 않구나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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