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고 싶다
김종일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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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날고 싶다
 
  참 많이 울면서 가슴 아프게, 그러나 따뜻하게 읽은 책이다.  중학교에 다니는 딱 또래 나이의 아이를 키워서 인지 종수를 만나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에게 한참 사춘기 시기에 찾아온  불행한 가정환경은 다른 시기보다 더 견디기 힘든 일이다.
마음 여리고 나약한 종수의 모습을 보면서 우선 잘 자라 주는 모습에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고, 같은 어른으로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는 모습에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었다.  부모로부터, 친척으로부터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한 종수에게 가출은 어쩌면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아이에게는, 마지막 피난처가 바로 거리의 아이가 되어 결국은 구두닦이를 하게 된 이유일 것이다.  구두닦이를 하는 형들에게도 늘 구박만 받으면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던 종수에게혜련이 누나의 관심은  여리고 선한 마음을 지탱해주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혜련이 누나 역시 천대받고 무시받는 창녀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마음만큼은 천사보다   더 예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든 아무리 힘들고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든지 그 힘든 고난의 시간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종수에게 혜련이 누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비록 누구나 손가락질 하는 직업을 가졌지만, 마음깊이 사랑이 넘치는 혜련은 주변 사람들을 바르게 이끌어주는 등대같은 사람이었다.
 
  선한 사람, 악한 사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 시간이었다. 종수를 괴롭히던 개남이 역시 종수의 진심을 알게 되고, 종수가 자신을 걱정한다는  사실에  결국은 마음을 고쳐먹게 된 것이다.  누구나 겁내는 무서울게 없었던 싸움 꾼 왕초 독사형까지  혜련의 따뜻한 마음을 통해서, 사랑하는 감정을 알아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며 결국은 마음을 고쳐 먹고 새사람이 된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사람들이 한 사람씩  바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고, 주변을 돌아볼 줄 알게 하는 마음은 바로 사랑하는 마음이다.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요즘 아이들이 참 나약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무 것도 부러울 것 없이 자란 아이들 일수록 더 나약한 모습을 보면서, 이것저것 걱정이 될 때가 많다. 고생이 무엇인지, 어려움이 무엇인지 모르는 성장기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종수와 혜련 그리고  힘든 사람들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  팍팍하다 살기 힘들다 생각했던 세상이지만, 아직도 세상을 여전히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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