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곽명단 옮김 / 물푸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30년 동안 수천 명의 죽음을 지켜본 세계적인 호스피스 전문의가 쓴)

 

 읽고 싶어서 벼르던 책이었는데 드디어 읽게 되었다. 왜 자꾸 이 책에 관심이 갔는지. 

힘들다 싶어서 무엇이든 잡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장 간절한 순간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위안을 받고 싶었는지도.

학창 시절부터 일기장 귀퉁이에 써놓고 힘들다 싶을 때면 도움을 받곤 하던 글귀 때문인지도.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점점 자라면서도 자주 인용하기도 하고,  이유없는 짜증과 게으름에도 자주 생각하던 말이다.

그냥은 나를 잘 다잡지 못해서 약한 마음에, 더 자주  이 말을 여기저기 써 먹게 되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와 닿았던 저자의 글 중에 '우리가 순간순간 죽음의 언저리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는 말을 대하면서 많이 공감이 갔다. 바라지는 않지만, 거부하고 싶지만 너무도 당연하고 맞는 말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문이 때로는 멀게, 때로는 가깝게 있을 뿐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행복한 사람이든, 그렇지 못한 사람이든, 누구든지......

 

  린이 죽어도 못한다던 아버지를 용서하는 과정은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자신이 평생 증오하고 미워했던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를 증오하는 만큼 나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었고,  미움이 사무친 만큼 용서를 하고 홀가분하게

마지막을 떠나보낸  후의  시간은, 오히려 그를 용서한 시간이 아니라 내 자신이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나면 마음에 평안이 생겨난다. 용서를 실천함으로써 제아무리 원수 같던 관계에서도

독기를 없앨 수 있다. 는 말이  린과 시몬의 관계, 그리고 책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공감이 간다.

하지만 내가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 역시도 많이 갈등하고 실천하기 힘들 것이다.

용기를 내고, 용서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로 인해 더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씩 나도 마음이 움직인다.

늘 방황하고, 미워하고, 후회하는 내게 순간에서 순간으로 이어지는 현재에 충실할 때, 우리는 삶을 최대한

누리게 되고 매 순간 자못 기쁘게 살 수 있다. 는 말을 죽음을 앞두었던 많은 사람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서

아주 큰 교훈으로 다가왔다.

죽음에 당면하면 모두가 절실하게 지난 일들을 후회하고 용서를 구한다.

자신의 죽는 때를 누구도 알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이 하루 하루 매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