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섬
오세영 외 지음, 좋은세상 엮음 / 굿글로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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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사랑하는 섬

 

  여러가지 시집을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섬에 대한 시들을 읽어보기는 처음이다.

섬. 나는 자주 농담처럼, 진담처럼  아무도 없는 섬에 가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지금은 아이들 키우고, 늘 바쁘게 지내느라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지만, 정말 예전에는 조용한 섬에 가서

서로 부딪치지 않고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부딪치는 일들이 버겁기도 했고, 또 워낙 조용하게 지내는걸 좋아하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읽은 로빈손 크로스를 읽으면서도 부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 좀 별나긴 별난 성격이다.

이제  중년이 되어 어느 정도 부대끼며 사는 방법도 터득해가고 있고, 나름 사람 만나는 일도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끔은 정말 아무도 없는 무인도가 그리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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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한 줌씩의 글자를 물고 날아드는 갈매기들,

문장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바깥을 떠돌다 지워지는 저녁,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섬일 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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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의 바깥이듯 나도 누군가의 바깥이었으므로,

마음의 뿌리는 늘 젖은 채로 내 속에 뻗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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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호'님의 <외도> 중에서-

 

  섬은 그저 섬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미지의 세계처럼, 아련한 그리움으로, 그리고 쓸쓸한 외로움으로 다가온다.

섬을 소재로 한 시들을 읽다 보니 참 많은 생각에 빠져든다.

우리 인생이 어쩌면 자주 섬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도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에

홀로 섬이 되기도 하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게 날아와 오랜 날개 짓으로 지친 날개를 쉴 수 있는

섬이 되어주고 싶기도 하다.

나도 날개죽지가 아플 때는 쉬어 가고 싶은 섬이 그들이기를 바라면서.

사방 길없는 섬에서 외롭게 파도와 부딪치며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섬처럼

나도 그렇게 그 자리에 머문다.

외롭다 외롭다 하면서도 또 이런 저런 파도들이 마냥 싫지 만은 않아

또 즐겁고 행복하다 한다.

그러다가 또 가끔은 섬처럼 고독하고......

 

  시집 한 권을 읽으면서 참 편안하고, 따뜻하고, 잔잔했다.

섬을 노래한 시인들이 참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여기저기 가고 싶어지는 섬들도 더 많아졌다.

가끔 꺼내보면서 시에 나오는 섬들을 찾아가 그 섬에 대한 시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글로 노래부르는 시인이, 참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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