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
김효정 지음 / 일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

 

 사막. 그저 말만 들어도 척박하고 숨이 탁탁 막혀 오는 단어이다. 그런데 그런 사막을 달리는 사막레이스라니. 나는 책을 읽으면서 사막레이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았다.  여성으로는 세계 세 번째  사막레이스 그랜드 슬래머가 된 '김효정' 프로듀서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었다.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읽게 된 이 책은 그래서 더 감동이었다. 사막레이스도,  그녀의 도전정신도.  그녀를 포함해서 모험을 통한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적이며 존경스럽기만 하다.  그녀의 말처럼 젊은 청춘의 시절 자신의 청춘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당찬 발걸음이 너무도 아름답다.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싶다는 그녀의 모험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사막레이스를 한 코스씩  달성해가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하며, 솔직한 그녀의 글을  읽는 일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해가 질 무렵 꼴찌를 환영하기 위해 자신의 아픔 발을 끌고 피니시 라인으로 걸어가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

  

 저자는 자신이 사하라에서 만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말하는 이 사진을 보면서, 나도 울컥 눈물이 흘렀다.  미리 들어와 기진 맥진하던 참가자들, 실신할 만큼 온몸은 쑤시고 발바닥은 물집이 터져 쓰라린 몸을 이끌면서도,  마지막으로 들어오는 꼴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들의 우정은 함께 고통을 나눈 사람들만이 꼴찌의 고통을 더 깊이 알기에 아픈 발을 질질 끌고 달려가며, 환호와 함께 축하를 보내는 것이다.  *사막레이스에선 일등이 아니라 꼴지가 박수를 받는다. 누구를 이겼느냐 보다는 자신을 이겼느냐를 더 가치 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일등이 되기 위해 서로 경계하고, 부딪치며 살고 있는가. 그런데 이 곳에서는 꼴찌가 가장 환영받고 있었다. 누가 일등인 것은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완주를 하고 자기 자신을 이기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들에게 등수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먼저 들어온 자신들보다  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마지막 주자를 향해 박수를 쳐주는 그들이 너무 아름답다. 

   참 많은 사람들이 사막레이스에 도전하고 있었다.  나는 사막레이스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부터 그를 도와주는 도우미와 70대 할아버지까지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주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모두 사막을 달리고 있었다.  물과 임시 텐트를 제외하고는 침낭부터 옷과 생필품, 그리고 자신이 6박7일동안 먹을 음식까지 배낭에 짊어지고 생존 게임을 하듯, 사막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는 정말 그들의 말처럼  무한도전이자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비록 끝까지 레이스를 펼치지 못하고 도중에 그만 두어야만 하는 사람들까지도 사막레이스에 도전했다는 그것자체가 존경스럽다.  늘 무기력하고 나태했던 내게  다른 어떤 말보다 더 따끔하게 나를 일깨워준 진짜 깨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