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평점 :
8년의 동행
*"우리는 이웃들의 삶과 연결되어 있었다네. 그래서 누군가 잘못을 저지를 것 같으면 다른 누군가가 붙잡아 주기도 했어. 우리도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하네." -92쪽-
한 살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깊이 느끼는 것 중 한가지는 정말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살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패기 왕성한 젊은 시절에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많아 주위를 둘러보려는 마음 자체를 갖지도 않았고, 왜 꼭 도와줘야 하는지 그저 무능력한 사람들로만 보여 오히려 외면하고는 했다.
그러다가 나도 어려운 일을 겪어보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갈수록 어려운 상황이 꼭 본인의 의지만으로 극복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알아가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아직은 여유가 없다는 생각에 소극적으로 이웃을 돌아보던 내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러면 그보다 더 많이 갖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지. 항상 더 많이 갖고 싶어하면...절대로 행복이 찾아오지 않거든."-143쪽-
정말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남편이 사업이 힘들어져 다시 내리막을 걸어보니, 이제 오히려 더 철이 들어간다.
예전에는 그저 행복이란 경제적으로 여유를 느낄 때 찾아온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물질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만족이란 없이, 부족한 부분만 자꾸 눈에 들어오고 어울리는 사람들과 수준이 비슷해지기 위해서는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늘 내 자신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힘든 상황이 되어보니 욕심부리던 많은 것들에서 놓여 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 조금씩 많이 가지 것만이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 어려워보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이었는지를 알아가게 되었다. 랍비님의 모든 말씀이 몸소 실천하시고 겪어오신 일들이어서 한 가지도 놓치고 싶은 부분이 없다.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믿어야 하지만...우리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른 것을 믿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225쪽-
나도 아직 믿음에 대한 방황을 한다. 내가 믿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며 또한 특별 나게 진심으로 믿는 것에 대해서도 신뢰가 부족한 편이다. 그렇지만 어떤 종교든 비난하지 않고 자신이 믿지 않는 것은 모두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는 지혜로운 말씀은 정말 느끼는 점이 많았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을 키워가야겠다.
꼭 믿음이라는 것이 종교가 아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여러가지 상황의 경우라 할지라도 그저 내 말만 옳고, 다른 사람은 부정하는 사고방식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고쳐 나가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어진다.
모든 말씀과 등장하신 두 분의 현명하신 분들의 삶을 통해서, 점점 깨우쳐가는 저자를 보면서 마치 나와 같은 마음이 들었다.
늘 부족하지만, 너무 많은 교훈을 받은 감동적인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