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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ㅣ 사거리의 거북이 6
로젤린느 모렐 지음, 김동찬 옮김, 장은경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서 두 분의 관계는 거의 숭고해졌다. 이제 남은 일은 잘 죽는 일뿐이었다. 엄마도 잘 알고 있었다.-48쪽- 아빠, 엄마, 알리스는 늘 행복하게 살아가는 한 가족이었다. 한 번도 가족 중 누군가가 자신들의 곁을 떠날 것이라 생각을 하지 못했던 아빠와 알리스에게, 엄마가 병에 들어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아픔을 맞게 된다. 결국은 엄마의 죽음을 겪게 되고, 알리스에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평소에 늘 시켜왔고, 죽기 전에도 여전히 외출하는 딸에게 부탁했던 한마디는 “오렌지 사 오는 것 잊지 마, 알리스!” 였다. 엄마는 알리스에게 이 한마디 말을 통해서 자신이 죽더라도 삶은 언제까지나 계속되어지는 것이고, 사랑하는 딸이 평소와 같이 열심히 삶을 살아가기를 바랬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삶은 계속되어야 해. 너를 위해서, 또 아빠를 위해서, 둘 모두를 위해서. 다시 떠올려 봐, 오렌지 1 킬로그램을 말이야. - 98쪽- 엄마의 죽음과 함께 알리스는 알리스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너무도 힘든 일상 속에 그리움 속에 힘들어 하지만, 서서히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고, 여전히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엄마의 뜻을 이해해간다. 아빠는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기고, 자신은 엄마가 그리우면서 한편으로는 아빠의 새 여자친구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엄마를 배신하는 것은 아닐까 너무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열 세살 소녀에게 삶을 받아들이고,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상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힘들기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고, 점점 삶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살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힘든 일중의 한가지가 가족의 죽음을 맞는 일이다. 나 또한 얼만 전 동생의 죽음 앞에 많이 방황하고 아픈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그립고 아직도 자주 생각나지만, 삶이란 또 그렇게 살아가게 되어있다는걸 느끼곤 한다.
책을 이야기를 읽으면서, 죽음을 앞둔 알리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고, 알리스의 혼동은 한때의 나의 혼란스러움 그대로였다. 하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 가고, 인생에 대해서 더 진지해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누구든 언젠가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맞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가 노후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맞는 죽음을 원하겠지만, 다 그럴 수는 없지 않은가. 아이들 책이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 생각해볼 주제면서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해지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