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 최인호 동화집 처음어린이 9
최인호 지음, 이상규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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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도단이의 이 빼기'를 읽으면서 예전 이를 갈 때의 추억과 함께 흐뭇한 시간이었다. 할머니가 살아 계실때는 도단이의 이를 할머니가 맡아서 빼주셨다. 그런데 이제 할머니는 안계시고 이는 흔들리고. 도단이에게 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이 빼는 시간은 그저 이만 빼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었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맛난 엿을 먹게 하시면서 그저 즐거운 놀이처럼 이를 뺐던 추억은 이를 빼는 일이 걱정이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늘 자신에게 사랑으로 대해주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허전하던 마음에 이가 흔들리니 더 그립고  보고 싶고......할머니 산소에 찾아가 이를 아프지 않게 빼 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서면서 돌부리에 차여 넘어지며 이가 빠진다. 도단이에게 그것은 할머니가 자신의 소원을 들어준 일이었다. 할머니가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고 있고,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다시 찾은 우정'의 도단이와 병태는 단짝친구이자 최고의 라이벌이다. 공부도 서로 일,이등을 번갈아 하면서 친구이자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로 정답게 손을 잡고 다니면 보는 사람들마다 쌍둥이라고 할만큼 다정했던 둘 사이가 어느날부터 서먹서먹해지고 멀어진다. 이유는 학년초가 되어 한 반이 되면서 치른 반장선거에 한 표 차이로 도단이가 반장이 되면서 부터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어른들의 생각과 달리 반장이라는 직책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거 같다. 예전보다 아이들을 많이 키우지 않다보니 예전에 비해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장선거에 나가는 아이들도 아주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 표가 갈리고, 일. 이등에 뽑힌 아이들과 다시 재선거를 실시해 과반수가 나온 아이를 반장에 뽑곤 한다.  시대가 변한걸 실감하면서 도단이와 병태의 아이다운 마음이 그대로 공감이 간다. 

  도단이. 아들이름을 동화책 속의 주인공이름으로 쓰신 '최인호'선생님의 동화집을 만나니 너무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서두에서의 말씀처럼 동화를 쓰기가 문학장르중에 더 어렵게 느껴지고 조심스럽다는 글이 공감이 간다.  동화. 아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글을 넘어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심성을 다치지 않는 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염려와 달리 도단이의 이런 저런 생활을 통해 아이들에게 생각해야 할 거리를 주시는 근사한 이야기였다.  서로 싸우다가도 금방 깔깔대며 장난치는 아이들의 이야기, 할머니와의 추억이 그리운 도단이의 이야기뿐 아니라 도단이를 중심으로 벌이지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살며시 아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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