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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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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바다거품 오두막
*'그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만족감과 책임감, 자만심에 휩싸여 생각했다. 내가 돌봐줄게. 내가 보호자 겸 가족, 친구의 역할을 다 해줄 거야.' -82쪽-
*핀:바닷가 아무도 살지 않은 오두막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어린 시절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오랜 시간을 혼자 살아온 아이로 출생신고조차 되어 있지 않아 이 세상에 그에 대한 어떤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채, 혼자 생활을 위해 물고기나 게를 잡아 팔거나 생계를 위한 일을 하면서 고독하게 살아왔다.
*나(화자): 핀이 살고 있는 근처인 '성 오스왈드' 중학교 학생으로 이미 이 학교에 오기 전에도 다른 두 곳의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퇴학을 당하고 다시 이 학교에 오게된 것이다. 형식적이고 의미없는 학교생활에 늘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과도 소통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오두막에서 핀을 만나면서 우정을 쌓아가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간다.
100살의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보는 나(주인공)의 청소년기에 만났던 핀과의 아름다운 성장의 이야기이자 사랑이야기이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주인공도 늘 모든 것이 공허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외롭고 반항적인 시기를 보낸다. 그런 시기에 자신과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던 핀의 모습은 너무도 자유롭고 부럽기만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핀의 모든 것이 궁금해지고 관심이 가기 시작하고, 서로 우정을 키워간다.
걷잡을 수 없는 청소년기에 겪는 우정을 일구어가는 과정은 성장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추억이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혼란스러운 그 시기에 만나 핀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읽는 내내 동성간의 사랑의 감정으로 다가왔다. 아파하는 핀을 돌보는 과정은 청소년기를 훌쩍 지난 나의 눈에 우정이라기보다 사랑의 모습이었다.
핀이라는 한 소년만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갖지 못한 그의 자유와 고독을 함께 공유하면서 청소년기의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다. 내(주인공)가 늘 갈망해왔던 자유를 만끽하면서 살고 있는 핀을 만나면서,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은 우정의 시간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이었고, 핀과 나 만이 함께 할 수 있었던 오두막이야말로 현실에 반항하는 청소년기의 나에게는 최고의 은신처였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 다시 그 오두막을 찾아 핀과의 추억을 생각하며, 오두막 생활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청소년기의 방황의 시절이 실제로는 너무도 아름답고 행복한 성장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100살이 된 지금까지도 결코 잊을 수 없는 그것은 아름다운 사랑이었고, 그리움이다. 핀과 오두막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