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 이청준 동화 파랑새 사과문고 56
이청준 지음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

 *"할머니께서는 오늘 마지막 남은 나이를 다 나눠 주신 모양이다. 할머니의 영혼이 옛 모습의 옷을 벗고 우리 곁을 떠나 가셨구나."-38쪽-   할머니와 함께 살던 은지는 해마다 할머니의 점점 늙어가는 모습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갈수록 키가 작아지는가 싶더니, 어느날 부터는 아기처럼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결국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더니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할머니.
그렇게 자신에게 다정하고 따뜻했던 할머니가 자기보다 더 어린아이같은 행동을 할 때 아이들은 힘들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리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이나, 혹은 치매등을 추하고 보기 싫은 일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나눠주시고 다시 할머니만의 세계로 떠나시는 과정을 밟는 것이라고 미리 미리 알려주는 일이 꼭 필요할 것이다.
은지의 엄마와 아빠는 은지에게 할머니와의 생활에서 오는 여러가지 문제와 마지막 이별의 과정까지도,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덕분에 아이는  할머니의 죽음을 무조건 슬퍼하거나, 아프게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었고, 자신이 얼마나 할머니에게 사랑받으며 살아왔는지, 할머니가 얼마나 가족들을 사랑했는지를 느끼게 된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언젠가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죽음을 맞을 일이 생긴다. 특히 같은 집에서  아직 죽음에 대해 잘 받아들일 수 없는 아이들에게 함께 살던 사랑했던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이별은 어쩌면 아주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 책은 정말 도움이 될만한 좋은 글이 가득하다. 

 *"그건 할아버지처럼 나이가 많이 드실수록 더 아름다워지고 즐겁게 변하여, 누구에겐가 자꾸만 이야기하고 싶어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이란다." -60쪽- 할아버지는 저녁이면 가족들에게 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좋아하신다. 때로는 자신이 겪지 않은 이야기까지도. 그러면서 그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시간은 할아버지에게는 삶을 돌아보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 된. 그리고 대부분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요즘시대를 사는 아이들이 경험하기 힘든 여러가지 서리이야기나 과거의 친구들과의 즐거웠던 추억으로  그것을 듣는 아이에게는 너무도 새로운 모험같은 이야기이다. 과거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색다른 시간여행이 되고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또다른 추억이 된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멋지고 즐거운 체험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갈수록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고, 그러기에  더 많은 사랑을 준다는 생각으로 어느 집이나 왕자나 공주처럼 키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들로 성장하기가 쉽다. 더군다나 요즘은 컴퓨터나 텔레비전 등의 영향에 아이들이 더 고립되어 자기밖에 모르는거 같다. 이 책에 나오는 은지나 용준이 처럼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그분들의 삶의 지혜를 마음속 깊이 깨우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값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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