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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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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캔들 플라워
'숨쉬고 사는 것이 들숨과 날숨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기쁨과 슬픔,희망과 절망이 늘 한 쌍으로 드나드는 게 삶이라는 걸, 아주 어렴풋이 이해할 것도 같아' (지오가 한국생활중 엄마에게 보낸 편지내용 일부)- 214쪽-
자신이 쌍둥이로 태어났음을 어렴풋이 알게 되면서, 한국에 있을 자신의 반쪽 쌍둥이를 찾아 한국 여행을 결심한 '지오'는 캐나다 오지마을에서 엄마와 엄마의 애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당찬 소녀다. 학교를 다니지는 않지만 언어를 익히는 천재적인 재주가 있어 10개국어 이상을 할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이나 동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지오'는 열 다섯 살 생일을 맞아 한국여행을 어렵게 허락받아 낮선 나라에 오게 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함께 하게 된 희영, 연우, 수아, 그리고 사과라는 이름의 떠돌이 개......를 만나게 되고, '지오'가 한국에 머물렀던 한 달 가량의 시간은 2008년 5월에서 6월에 걸쳐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을 반대하던 촛불집회로 전국이 뜨겁게 타오르던 바로 그 시기였다. 함께 생활을 하던 희영등의 촛불집회 참여로 '지오'도 모든 촛불집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서로 부딪치고, 뒤범벅인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외국소녀의 눈으로 목격하고 생각이 깊어진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보고 느낀 '지오'의 감정은 혼동 그것이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도 그들과 함께 감동한다.
'내 보기엔 말입지. 동서고금 언제고 세상엔 보수 경향과 진보 경향이 있는 거지비. 인간 사회만 그런게 아니라 자연도 그렇지비. 그기 자연스러운 거요. 그 중간에 나처럼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있고 말입지. 그거이 균형이지비. 문제는 다른 경향에 대해 증오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거요. (고물상 홍씨 노인의 말씀)-342-
'캔들 플라워' 이 책의 결말 부분에 숙자 할머니를 간첩으로 몰아갔던 이지훈 기자가 찾아왔을 때, 고물상 홍씨 할아버지는 지금까지의 촛불정국에 대해, 잘못되고 비뚤어 진 정부와 모든 이에게 들려주듯이 우리 모두가 생각해야할 촛불정국에 대한 교훈을 얘기하신다. 나의 적은 내 안에 있으며, 누구나 저마다 자기 마음부터 잘 살펴야 한다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용기있는 결단을 통해 반성하는 마음을 갖고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는 것, 그것이 양심선언이고 새로운 출발인 것이라고. 그리고 상식이 있는 사람이 많아질 때 우리 모두가 더 이상 촛불이 필요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다고. 배운 사람, 높은 사람이 아니라 보통 사람, 평범하고 어린 사람들까지 서로 인정하고 감싸 안을 때 세상이 변하고, 우리가 변할 수 있다고.
실로 뜨거웠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르면서 다시 한 번 많은 생각에 젖어본 시간이었다. 벌써 2년의 시간이 지났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바로 얼마전의 일이었다 싶었는데......다시 한 번 뜨거운 기운이 가슴을 타고 온 몸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