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빛 여유롭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시몬가족은 어느날 남편의 사망으로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한다. 남편의 죽음은 가슴아픈 남편과, 아빠와의 이별이자 또한 가족에게 엄청난 부채를 안겨주었고,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시몬가족은 파란만의 작은 고장인 바닷가 마을의 대 저택에 살고 있는 '라사루스 얀'의 집사로 취직을 하게 된다. 조건은 가족이 생활할 수 있는 집과 아이들이 계속 공부하고 싶어할 경우 학비까지 제공해주겠다는 파격적인 것이어서 엄마 '시몬'은 너무도 감사한 마음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장난감 제조업자로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는 '라사루스'는 20년전 병들어 움직일 수 조차 없는 아내와 가정부 '한나'만을 데리고 '크래븐 무어'라는 대 저택에서 살고 있었다. 하루 하루 서로를 알아가고 저택의 모든 것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엄청난 위험과 저택의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는데......정말 미스터리의 대가답게 너무도 흥미롭고 공포스러우면서도 단숨에 읽은 책이었다. '다니엘 호프만' 이라는 악마에게 마음을 파는 대가로 다른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라사루스'는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하지만 이미 마음을 산 검은 그림자는 그 사랑을 방해한다. 어떤 경우도, 누구와도 사랑을 할 수 없는 그는 다시 새로운 집사인 '시몬'에게 사랑의 감정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하고 악마의 저주는 모든 것을 망치고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간다. '네가 보는 모든 것을 그대로 믿지 말라'는 '라사루스의 말은 결국은 악마에게 누구든 걸려 들기를 원하지 않는 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것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릴 수 있음을 알기에 자신의 그림자와 사투를 벌이는 그를 대하면서, 위험한 순간에 이레네와 이스마엘을 그림자로부터 보호하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불행한 사람이었던 한 사람이 그렇게 자신과의 끈질긴 그림자로부터 해방되는걸 볼 수 있었다. 마음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 자신의 마음을 자신이 어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깊이 감동을 받고 보니 우리가 살면서 소중한 것이 참 많구나 싶어진다. 살다보면 더러 이런 저런 유혹에 빠져야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 유혹의 대가가 혹시 내 삶을 늪으로 끌고 가는 악마의 손길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 악마가 달콤하게 손짓을 하면서 거래를 해온다고 하더라도......우리는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이고 지켜야 할 것인지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