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 곽재우
조민 지음 / 문학지성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현자 곽재우

 

 "나라가 위기에 처해 의를 세우는 것은 이 땅에 살아가는 백성의 당연한 본분이다. 내 붉은 심장을 터뜨려 산천을 물들이고 내 피 끓는 영혼을 천지에 뿌려 하늘을 움직이리라." -197쪽-

남명선생의 수제자로 병법부터 모든 학문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부와 무를 닦은 출중한 인재였지만,  과거시험에 합격했다가도 답안이 임금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시  취소가 되었고,  이후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썩을 대로 썩은 벼슬의 길에 나가는 것에 미련을 두지 않고 그저 식솔들과 몇 몇의 하인들과 함께  세상과 등지고 열심히 농사를 지으며 기반을 다져 편안한 삶을 살고자 했던 곽재우.  나라의 벼슬을 하던 벼슬아치도 아니었고, 그냥  가족들과 편안하고 여유롭게 살던 그가 나라의 변란 소식을 듣게 되고 가족을 모두 산속에 남겨둔 후 하인들과 함께 의병단을 만들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의병단을 꾸리는데 바친다. 일찍이 병법을 제대로 공부했고, 활쏘기 등 무예까지 충분히 익힌 터라 가는 곳마다 대승을 거두게 되고, 부인이 만들어준 붉은 옷을 입고 여러 전투에서 참가하는 그에게' 홍의장군'이라는  별칭이 생긴다. 이제 왜적들은 '홍의장군'이라는 이름만으로 사기가 죽고, 도망을 할만큼 이름을 떨쳐가지만 그와 함께  시기하는 자들에의한 벼슬아치들의 모함이 따르기도 하는데......

 

"선비는 이익을 바라고 행하면 안 되느니라. 어떤 것을 바라고 한다면 그것은 의로운 행동이 아니다." -13쪽-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이순신과 함께 선왕대의 가장 뛰어난 장수로 꼽힌 곽재우. 우리에게 이순신이라는 이름은 너무도 잘 알려진 훌륭한 장수로 남아있지만 곽재우의 업적은 그리 많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처음부터 벼슬을 가지고 업적을 남긴 장군도 아니었고,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참 의인이었고,  자신은 그저 나라와 백성을 위해 싸울 뿐 업적이나 전투의 승리등을 알리고자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중에는 나라에서 관직을 받게 되지만, 모든 관직을 버리고 은거생활을 한다. 그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모두 귀한 존재이니 존귀의 차이가 없다는 말과 함께 하인들을 면천 시켜 주기도 하고,  국법에 의해 서얼 들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시절이었으나 그것 또한 잘못된 관습이라는 생각으로 모두 떳떳하게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도록 명하기도 한다.

 

   이순신의 업적이나 삶에 대해서는 자주 배우기도 했고, 이런 저런 책을 통해 자주 읽고 듣기도 했지만 이 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곽재우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는 왜 그가 현자인지 알 수 있고, 그의 삶 자체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언제나 정치판의 주먹싸움과 비리, 이기주의로 얼룩지고 있는 모습과, 많이 배우고 있는 자들이 누리는 횡포가 넘쳐 나는 지금이야말로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염려하며 모두를 이끌 수 있는 현자 곽재우같은 사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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