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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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 소유하려 하면 경쟁이 생기고 그것은 폭력이 될 수밖에 없다. -214쪽- 

 평생을 욕심없이 이웃을 위해 사셨던 '무위당' 선생님은 교육자, 서화가, 사회운동가 셨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조용조용 타이르시는 그 분의 말씀들을 들으면서  아직도 하찮은 욕심을 부리고 있는 내 자신의 부끄러운 마음만이 앞선다.  
이 책은 그 분의 제자이신 '김익록'님이 생전의 '무위당' 선생님의 말씀과 글씨, 서화등을 모은 것으로  제자가 선생님을 향한 끝없는 존경의 마음이 곳곳에 묻어있다.  

 *출세 : 요즘 출세 좋아하는데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것이 바로 출세지요. 나, 이거 하나가 있기 위해 태양과 물, 나무와 풀 한 포기까지 이 지구 아니 우주 전체가 있어야 돼요. 어느 하나가 빠져도 안 돼요. 그러니 그대나 나나 얼마나 엄청난 존재인 거예요. -34쪽-
오래사신 어른들은 문명으로 편안해진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참 좋은 세상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정말  육체적으로 참 좋은 세상인 모양이다. 예전에 비해 너무도 많은 도움을 문명으로부터 받고 있으니까. 그런데 편안해진 육체는 그 만큼 수도없는 질병들에 더 많이  찌들어가고 있고,  정신은 더욱 더 병들어가고 있다. 누구는, 지금은, 나중에는......하면서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정말이지 출세라는 것에 목숨을 걸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누구든 이겨야만 한다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그렇게 채워가면서 살고 있다. 그저 내일을 위해서. 내일은 또 그 내일을 위해서 언제나 오늘은 아낌없이 다툼의 시간들이다. 그러다 생이 마감하는 것을.  선생님 말씀처럼 우리는 이미 출세한 사람들인데. 

 *이때까지 추구한 게 의미가 없으면 소리 없이 버려야 한다. 10년을 쌓았건 20년을 쌓았건 그게 모래성이라는 걸 알았으면 허물 줄도 알아야 한다. 집착이 병통이다. -190쪽-
'집착하는 마음이 병이고 통증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그 분의 얘기 속에 우리네 모두의 허물이 다 들어있다.  정말 너무도 공감하면서 말씀처럼 버려지지 않는 이 마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얼마나 살아야 집착을 훌훌 털어내고 병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있기는 있을 것인가.  많이 버릴 수록 편안하고  행복함을 알지만,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매일에 더욱더  갈등만 쌓여간다.  가족에게 아이들에게, 내 자신에게 집착하는 마음은 모두를 힘들고 지치게 한다.  

  '무위당'선생님의 글을 읽다 보면  지금  이 시간에도 경쟁 속에서 서로 밟고 올라서기에 바쁜 우리 현대인들이 무엇이 진정한 사랑이고, 행복한 인생인지를  조용하게 생각해볼 시간을 주신다.  부족하고 부족하고 또 부족한 마음으로 그 분의 말씀들에 귀를 기울여본다. 잠시나마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고  복잡하고 욕심 많은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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