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는 여자 - 푸른 파도 위에서 부르는 사랑 노래
김상옥 지음 / 창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북치는 여자

 *은서: 이제 더 이상은 과거에 얽매여 괴로워하거나, 힘들어 하지 않을거예요. 힘들어 한다고, 괴로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으니까요. 이제는 잊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아니, 잊히기를 간절히 소망하겠어요. -276쪽-
국악이 너무 좋아서 국악인이 되었던 은서. 아무 부러울 것 없는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정말 어려움 없이  예쁘게 성장한다.  부모님은 하나뿐인 딸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주면서 최선을 하다는데......장래를 촉망받으며  북을 치는 국악인의 길을 걷던  은서에게 너무나 사랑하는 부모님의 죽음은 견딜 수 없는 날들의 반복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넋을 담아 북을 친다. 부모님의 마지막 떠나는 길목에서도 북을 치며 혼을 실은 북 장단과 함께 부모님을 떠나보낸다.   부모님의 억울한 죽음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진실은  그녀를 더욱 더 힘들게 만들고 도저히 여린 그녀가 버틸 수 없는 상황과 주체할 수 없는  아픔 앞에서  자꾸 무너져 가고 과거 속에서 방황한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찾아든  사람은 그녀에게 과거를 버림으로써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가지라  한다. 

 

*하윤: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이야. 행복했던 과거든 불행했던 과거든, 어차피 이미 흘러가버린 거야. 과거는 죽은거라 말할 수 있지. 그래서 과거에 연연하면 현재와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못돼. 그리고 내 자신은 나 스스로가 다스려야 해. -277쪽-
민속 공연장 에서 우연히 북 치는  여자 은서를 발견하고,  자신이 그토록 찾던 여자라는 걸 알게 된다.  하루 하루 그녀의 주변을 맴돌면서 은서의 과거을 쫓아가다가 왜 그녀가 그토록 처절하게 혼을 담아 북을 치는지를 알게 된 하윤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생각하며 자신보다 더  은서의 고통에 마음 아파한다.  그리고 조금씩 은서의 마음의 문을 열어 그녀가 다시 세상 속에 살아갈 용기를 주는데......
작가이기도 한 하윤역시 자신의 과거 속에서 늘 힘들어 하면서 과거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책으로 집필하게 된 사람으로  여전히 과거 속에 남아있는 사람이었다.  은서를 만나고 은서를 알아가면서  그녀에게 하는 조언들은 어쩌면 하윤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들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사람들일수록  아픔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하윤은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고, 결국은  방황하는 은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픈 과거는 있을 것이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윤을 말처럼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 이제는 나 스스로가 나를 다스리고 행복한 과거였든,  불행한 과거였든 그것들을 놓아주고 싶어졌다.  하윤은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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