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4월의 물고기 -
 
 최근 읽은 소설 중에 정말 색다르면서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선우와 서인의 처음 만남이 시작될 때부터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그들의 사랑이 멈출 때까지, 도무지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추리소설같이 미묘한  흥분을 느끼게 하는 이 소설은 정말 독특했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과거와 현재의 사랑, 그리고  선우의 또 다른 아픔사이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고통은 끝도 없이 깊어가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그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선우가 모든 것을 버리면서 지킬 만큼 소중한.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또 다른 자신을 버려야 했던 남자.  서서히 그와 서인과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들이 그렇게 서로 완전하게 함께 할 수 없는 비극이 안타깝기만 했다.  정말 이런걸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선우의 사랑이야말로.
 
*어린 미카엘은 악마로 변한 거야. 언제 그 놈이 내 호리병 속에서 뛰쳐나올지 몰라. 난 그게 늘 두려워. 그런 느낌이 들면 호리병의 코르크를 꼭 막듯 질식할 듯한 고통이 몰려오지. - 328쪽-
 
*서인: 뚜렷하지 않은 과거 어느날의 기억 속에서,  완전하지 못한 것 같은 사랑 때문에 늘 안타깝고 힘든 그녀였지만, 결국은 아픔의 시간을 지나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고,  그녀가 찾은 너무도 고통스럽고 십자가같은 짐으로  파고들지만, 여전히 사랑은  진실이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선우: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과 연관된 아픈 상처로 인해 '다중인격자'라는 정신질환을 갖게 되면서 그의 삶은 어둠의 악마와 같은 삶이었다.  자신의 과거와 현실사이에서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자기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또 다른 자신으로 인해 언제나 괴롭고 불행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면서도 서인을 너무도 사랑하기에  그는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 자신을 버릴 수밖에.
 
사실 이 작가의 책은 이 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그저 그런  소설이거니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섬뜩하고 무섭다 싶으면서도, 절대 밉지만 않은 선우와 서인의 이야기였다.
안타깝고 아프기도 했지만,   결론은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덮을 때 그 순간 부터는.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는 조금씩은 '다중인격자'들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저 선우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혹은 자주,  그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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