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쫓기는 아이 ㅣ 봄나무 문학선
알렉스 시어러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쫓기는 아이-아이들이 없는 무서운 이야기-
*"뭔가 공급이 적은데 수요가 많아지면 그것의 가격과 가치가 올라가는 거야. 어린아이도 마찬가지야.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어린아이가 별로 태어나지 않아. " -86쪽. 디트 삼촌의 말-
* 태린: 어린아이를 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가짜가 아닌 진짜 어린아이. pp수술도 받기 싫고, 늙지 않는 약을 먹기도 싫으며, 정말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 진짜 남자가 되고, 자연스럽게 주름이 생기고 늙기를 바라는데, 수술받지 않은 진짜 어린아이가 너무 귀한 시대에 살고 있기에 늘 큰돈을 벌기 위한 유괴범에게 쫓기면서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살아간다. 역시 자신을 놀음판에서 돈 대신 받아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디트삼촌이라는 사람과 함께 모텔등을 전전하며 생활한다.
* 디트삼촌: 태린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돈 걱정없는 미래와 계속되는 놀음, 여자를 사기 위해 태린을 이용하는 사람으로 늘 태린을 수술시켜서 언제나 어린아이로 남아있게 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늘 목표는 한가지로 태린이 자신을 위해 평생 돈벌이 도구가 되어주는 일이다. 평생. 그러니까 디트 자신이 200살이 되어 죽을 때까지.
* pp수술: 평생 어린아이이길 원하던 '피터팬'의 앞 글자를 따서 붙여진 수술로 아이가 이 수술을 받으면 정신은 계속 나이를 먹지만 겉 모습은 영원히 어린아이에 머물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귀한 세계에서 돈벌이를 위해 시행하는 불법수술이다. 어린아이가 귀해지자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한 가짜 어린아이들이 넘쳐 나고 태린처럼 진짜 어린아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수술을 받은 가짜 어린아이들은 아이들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하거나, 시간제 자식노릇을 하면서 돈을 벌기도 한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대요, 설마!" 사람들이 까치발을 하고 목을 길게 뺐다. 대부분 이제껏 아기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진짜 아기는 본 적이 없었다. -274쪽-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다. 이야기가 무서운게 아니라 이런 시대가 그려진 사실이 너무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점점 아이들이 없어지는 세상. 아기들을 낳지 못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40살정도에서 머물러 주름도 없이, 병도 없이, 자식도 없이, 200살까지 살 수 있는 어른들만 넘쳐 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비참한 이야기이면서 어쩌면 우리가 언젠가는 만나야 하는 미래는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